‘의정부 고인돌’ 파쇄 시비, 고인돌 아닌 거대 자연석?

  • 뉴시스
  • 입력 2020년 11월 10일 18시 44분


문화재제자리찾기, 의정부시 상대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

경기 의정부시의 시민단체가 청동기 시대 고인돌로 추정되는 거석(巨石)이 공원 개발과정에서 파쇄됐다며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사설 전문기관이 자연석이라고 판단한 반면, 경기문화재단과 세종대박물관은 그동안 이 거석을 고인돌로 소개해 왔다.

10일 ‘문화재제자리찾기’ 등에 따르면, 세종대 박물관은 의정부시의 재정 지원을 받아 2001년 의정부지역 문화유적을 조사해 작성한 보고서에 호원동 고인돌 2기를 기록했다.

1호 3.9×3.8×0.9m, 2호는 6.7×4.0×1.4m로 측정됐으며 모두 덮개돌로 파악됐다.

이 내용은 의정부시와 의정부문화원이 2014년 발행한 ‘의정부 시사(市史)’에도 소개됐다.경기문화재단이 2007년 발행한 ‘경기도의 고인돌’에도 호원동 고인돌을 ‘거석기념물’로 추정했다.

해당 고인돌에서 선사시대 예술의 일종인 성혈이 발견됐다. 성혈은 고인돌을 구분하는 특징이다.

그러나 의정부시가 민간사업자에게 맡겨 개발한 직동공원 개발과정에서 사업자가 2016년 민간전문기관에 이 거석에 대한 조사를 의뢰한 결과, 당시 보고서에는 고인돌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사업자는 거석 2개를 발파했고 거석이 있던 자리에는 2017년 실내 테니스장과 편의시설이 들어섰다.

의정부시는 문화재 조사보고서를 문화재청에 제출한 뒤 보존에 대한 내용을 전달받지 못해 조사결과에 따라 발파했다는 입장이다.

문화재제자리찾기는 그러나 “고인돌이 맞다”며 감사원에 의정부시에 대한 공익감사를 청구한 상태다.

문화재제자리찾기 혜문 대표는 “의정부시가 실내 테니스장을 짓기 위해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고인돌을 파괴한 것은 믿기지 않는 부실행정“이라며 ”사라진 고인돌의 행방을 찾음과 동시에 의정부시의 행위에 일침을 놓기 위해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고 밝혔다.

[의정부=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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