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구 할인점 두곳 경영악화로 폐점
일방적 폐업 통보에 보상대책 미미
시민단체 “지역 목소리 무시 말고
상생 위해 생존권 마련 노력해야”
대구 북구 롯데마트 칠성점과 홈플러스 대구점이 경영 악화를 이유로 폐점을 앞둔 가운데 입점 상인들이 생존권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다음 달 31일 칠성점 영업을 종료한다. 폐점으로 인한 대규모 해고 사태가 우려되는 가운데 롯데마트 측은 칠성점 직원들을 다른 지점으로 배치하는 방식의 대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별다른 대책이 없는 입점 상인들은 발을 구르고 있다. 폐점을 2개월 앞두고 일방적으로 통보를 받았고 보상책도 없기 때문이다. 분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경화 씨(52·여)는 칠성점이 문을 연 2017년 부산에서 대구로 이주했다. 당시 약 7000만 원을 투자했지만 보상금 한 푼 받지 못할 처지다.
김 씨는 “업체 측이 올 초 폐점 소문을 끝까지 부인하다가 지난달 8일 알려줬다. 보상금 없이 다른 지점 이전을 제안한 것이 전부다”라고 하소연했다.
김 씨 등 칠성점 6개 매장 상인들은 최근 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정제현 입점 상인 대표(36)는 “롯데마트가 터무니없는 보상책을 제시하고 있다. 피켓 시위 등을 준비하고 있으며 시민단체와 정치권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10일 상인들과 일대일 협상을 진행했다.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말 폐점을 결정한 홈플러스 대구점 상황도 비슷하다. 이곳에 입점해 있는 12개 점포 가운데 대부분의 상인이 생존권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카페를 운영 중인 서창교 씨(47)는 2012년 1억5000만 원을 투자해 입점했다. 2015년에는 홈플러스의 제안으로 8000만 원을 추가 투자해 확장했다. 하지만 5년 만에 폐점으로 인한 폐업 위기에 놓였다.
서 씨는 “홈플러스가 보상금 명목으로 월평균 순이익 3개월 치를 제시했다. 업체를 믿고 투자한 금액은 다 날리고 500만 원을 받고 나가야 하는 꼴이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상인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라고 말했다.
대구지역 시민단체는 대형할인점이 개점할 때는 주변 소상공인들의 반발을 외면하고 문을 열고, 폐점할 때는 입점 상인들의 사정을 배려하지 않는다고 비판하고 있다. 실제 2017년 롯데마트 칠성점 개점 당시 가까운 칠성시장 상인들이 강하게 반대했다. 관할 대구 북구가 중재를 하는 과정에서 당시 북구청장의 친동생이 인허가권을 대가로 수천만 원을 챙겼다가 실형을 선고받는 일이 생겼다.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어려운 시기일수록 대형할인점과 소상공인들의 상생이 필요하다. 대형할인점이 책임을 다한다는 자세로 입점 상인들의 생존권을 보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