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다시 하루 200명을 넘어서면서 영화·외식·호텔 등 관련 업계에 다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다시 1.5단계로 강화될 가능성이 높아진데다 ‘셧다운’ 사태가 재현될 경우 사실상 올해 장사를 접어야 하는 상황이다.
영화관, 식당과 카페, 호텔 뷔페·예식장 등은 모두 사회적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되면 인원·이용 제한이 불가피한 곳들이다. 연말을 맞아 모처럼 ‘특수’를 누리고 있는 뷔페 등 외식업계는 물론 최근 차츰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영화관 등도 재차 타격이 불가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주 거리두기 1.5단계 격상 가능성…영화관·식당·카페 ‘제한’ 불가피
15일 방역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일일 확진자는 205명으로 73일만에 200명을 돌파했다. 이날 수도권 지역 확진자는 119명으로 13일에 이어 이틀 연속 100명을 넘어섰다. 수도권의 최근 1주일간 일일 평균 확진자수도 83.4명까지 치솟았다.
이번 주말을 지나 확산세가 더욱 고조된다면 내주 1.5단계 상향 요건을 충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수도권의 경우 1.5단계 격상 충족요건 ‘주평균 확진자수 100명’ 이상이다. 격상시 ‘중점관리시설’로 분류된 식당·카페 등은 이용인원이 제한된다. 테이블간 1m 거리두기 또는 좌석·테이블 한칸 띄우기가 의무화된다. 면적 50㎡ 이하 시설은 테이블간 칸막이도 설치해야 한다.
예식장·장례식장·영화관·학원 등 ‘일반관리시설’도 ‘4㎡당 1명 출입’ 제한을 받는다. 특히 영화관·공연장 등은 다른 일행간 좌석 띄우기가 적용된다.
◇영화관 “8월 악몽 재현될라”…현장 혼선 우려도
이로 인해 가장 울상인 곳은 영화관이다. 최근 좌석간 거리두기 해제와 ‘삼진그룹 영어 토익반’, ‘도굴’, ‘내가 죽던날’ 등 국산 신작들의 흥행에 따른 모처럼의 회복세가 다시 꺾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7~8월 여름 특수기때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당시 ‘반도’,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가 연달아 200~300만 관람객을 기록하며 반등했지만, 8·15 광복절을 기해 코로나 재확산이 본격화되며 극장의 열기는 다시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현장에선 큰 혼란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1.5단계로 강화되면 좌석 한칸 띄우기 지침에 따라 절반 이상의 좌석을 이용을 할 수 없다. 하지만 이미 다음주 이후까지 완화된 방침에 따라 예매가 진행되는 상황이다. 1.5단계 이상으로 갑자기 상향될 경우 고객들의 예매 ‘줄취소’나 ‘좌석 재조정’ 등 혼선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한 영화관 관계자는 “당장 다음주 거리두기 단계가 전격적으로 격상되면 일선에서 혼란과 타격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코로나19 감염 예방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 다만 후폭풍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예측 가능성’을 높인 조치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모처럼 특수인데”…외식·호텔 업계, 확산세 ‘예의주시’
외식·뷔페업계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지난 8월부터 약 두달간 매장 영업을 하지 못했던 만큼 정부의 거리두기 상향 조치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뷔페업 특성상 배달만으로 매출을 보완하기 어렵다”며 “거리두기 상향에 따른 매장 영업 불가는 또 다시 치명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내식 위주 식문화가 퍼지면서 전반적인 외식업 불황이 길어지고 있다”며 “매장 영업 불가 조치만 내려지지 않길 바라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현재 CJ푸드빌과 이랜드이츠는 매장 위생 관리를 1순위에 두고 있다. 입장 시 체온과 QR코드 입력은 기본이고 샐러드바 이용시에도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하고 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유명 뷔페 매장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한 사례는 아직 없다”며 “매장 내에서 위생관리를 철저히 준수해 소비자 우려 해소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텔 업계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뷔페 영업 재개 이후 톡톡히 누리고 있는 ‘연말특수’가 사라질 우려가 있어서다. 서울 도심 주요 호텔들의 뷔페들은 연말까지 예약이 사실상 ‘완판’되며 모처럼 반색하고 있다. 뷔페의 성황에 힘입어 객실 패키지 판매, 연회장·예식장 예약 등 호텔사업 전반이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기대감도 적지 않았다.
호텔업계의 경우 1.5단계로 상향된다 하더라도 당장 가중되는 제약과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뷔페 등 식당의 경우 이미 수용 가능인원의 절반 안팎으로만 예약을 받고 있고, 예식장 또한 1.5단계 제한규정인 ‘4㎡당 1인 출입’ 지침을 준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확산세가 지금 이상으로 가파르게 상승했을 경우다. 지역 감염이 일평균 200~300명으로 늘어나 2단계~2.5단계 이상으로 격상되면 뷔페 등 영업을 다시 중단해야 하는 상황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예식장, 연회장 예약률이 높아지는 연말·신년의 특성상 제약이 강화되면 호텔의 매출 타격으로 고스란히 이어질 수밖에 없다.
개편된 거리두기에 따르면 2단계에서는 100인 이상, 2.5단계에선 50인 이상, 3단계는 10인 이상 모임·행사가 금지된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1.5단계 상향으로는 당장 큰 타격을 받지 않겠지만, 확진자가 지금보다 더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는 점이 불안요소”라며 “아무래도 코로나19 확산 추세를 계속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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