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인플루엔자(독감) 의심 증상을 보이는 환자 비율이 늘고 있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을 막기 위해 발열 및 호흡기 질환자의 경우 19일부터 전화로 진료 상담 및 처방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15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최근 1주간(1∼7일) 독감 의사환자는 전체 외래환자 1000명 중 3.1명으로, 전주(10월 25∼31일·1.9명) 대비 63.2%가 증가했다. 독감 의사환자는 독감 검사 결과와 상관없이 38도 이상의 열이 나고 인후통,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있는 환자를 말한다.
다만 아직 독감 유행 단계에 접어들지는 않았다. 통상 독감은 11월 초순부터 유행이 시작되는데 평년보다 늦은 편이다. 독감 유행 기준은 매년 9월 조정하는데, 올해는 외래환자 1000명당 의사환자 5.8명으로 설정돼 있다. 지난해(기준 5.9명)는 11월 3∼9일 의사환자가 7.0명이 되면서 유행 단계가 됐고, 2018년(기준 6.3명)에는 11월 4∼10일 7.8명을 기록하며 유행이 시작됐다.
방역당국은 최근 독감 의사환자 증가세가 추워진 날씨로 인해 나타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상대적으로 독감 의사환자 비율이 늘어났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독감 의사환자 수 산출의 분모가 되는 전체 외래환자 수가 감소하면서 ‘착시 현상’이 나타났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원인이 무엇이든 문제는 최근 독감 백신 접종률이 지지부진하다는 점이다. 14일 0시 기준 독감 백신 무료 접종 대상자 1961만6234명 중 접종자는 1285만9159명으로 65.6%다. 1주 전(7일) 63.2% 대비 2.4%포인트, 2주 전(10월 31일) 60.9% 대비 4.7%포인트밖에 늘지 않았다.
이런 상황을 반영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호흡기 증상이 있는 환자 및 의료기관을 위한 수칙을 마련했다.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은 19일부터 의료기관 방문 전 전화로 증상을 알려야 한다. 의료진 판단에 따라 전화로 상담 및 처방까지 받을 수 있다. 코로나19 검사의뢰서를 발급받은 환자는 선별진료소에서 문진 과정 없이 바로 진단검사를 받을 수 있다. 의료기관은 독감이 의심되는 환자에게는 검사 전에도 항바이러스제를 처방할 수 있다. 소아, 고령자, 면역저하자의 경우 항바이러스제 처방에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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