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교 중복지원 금지…전형기간 5개월→3개월 단축
지필 선다형·단답형 30% 이하로…열린 문항 늘린다
지역인재 선발 규모·방식 교육청-학교 협의로 결정
현 중2 학생들이 치르게 된 2022학년도 영재학교 입학시험부터 중복지원이 금지된다. 2단계 지필평가는 유지하되 수학·과학 과목의 선다형·문항 비율을 낮추고 열린 문항 형태 출제를 늘린다.
교육부는 5개월간 진행되던 영재학교 입학전형 기간을 3개월로 줄이고 지역인재 선발도 확대한다. 입학전형의 사교육 유발 효과를 떨어뜨리기 위해 사교육 영향평가도 추진한다.
교육부는 16일 이 같은 내용의 ‘영재학교·과학고 입학전형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영재학교 지필평가 영향력 완화…과학고와 선발시기 일원화 추진
영재학교는 전국에 8개교가 있으며 전국 단위로 789명을 선발한다. 과학고의 경우 전국 20개교 입학정원이 1638명이며 시·도 단위로 모집한다. 영재학교와 과학고 모두 이공계, 과학분야 우수인재를 양성한다는 설립목적을 갖고 있으며, 입학시험이 어려워 사교육이나 선행학습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영재학교와 과학고는 2022학년도 입시부터 중복지원이 금지된다. 기존에는 영재학교 중복지원이 가능해 8개교 모두 지원했다가 1단계에서 중복으로 합격하면 1개교만 택해 2단계를 응시하는 방식이었다. 그 결과 2021학년도 입학전형에서 1단계 전형 합격자 9304명 중 40% 이상이 중복 합격하는 등 입학경쟁이 과열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전형기간도 조정한다. 영재학교는 3월부터 8월까지 5개월간 전형을 치렀지만 2022학년도부터는 6~8월로 줄인다. 6월에 1단계, 7월 초 2단계 지필평가, 3단계 다면평가를 8월 중 치러 9월 초에는 3단계 합격자, 12월 초 최종합격자를 발표하게 된다. 8월 중 최종 합격자를 발표하는 3개교도 3학년 2학기 성적을 합산해 12월 최종적으로 발표해야 한다.
과학고도 8~11월 동안 진행되던 전형을 9~11월로 단축한다. 9~10월에는 1단계 전형, 2단계 면접 전형을 11월 초 실시해 12월 초 합격자를 발표하게 된다. 교육부는 중장기적으로는 영재학교 탈락자가 과학고에 지원하는 일을 줄이기 위해 입학전형 시기를 단일화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영재학교와 과학고는 입학전형 평가 문항을 학교 홈페이지에 공개하도록 했다. 1단계 서류 평가부터 학생들의 역량이 객관적이고 심층적으로 평가될 수 있도록 각 학교에 입학전형 운영의 전문성을 갖춘 입학담당관 배치를 확대한다.
영재학교 2~3단계 평가와 과학고 2단계 평가는 창의성과 문제해결력, 종합적 사고력을 평가하는 시험으로 문항을 개선한다.
영향력이 높은 영재학교 2단계 지필평가는 유지하되 선다형·단답형 문항 비율을 축소한다. 8개 영재학교 평균 선다형·단답형 문항 비율은 수학의 경우 80.9%, 과학이 62.3%다. 교육부는 이 비율을 평가점수 기준 30% 아래로 낮추도록 했다. 문항 수도 수학은 기존 22.4문항에서 10문항으로, 과학은 44문항에서 25문항 이내로 축소한다. 대신 열린 문항 비중을 확대하고 서술형 문항 비율과 수를 조정해 문제풀이 과정 평가를 강화해야 한다.
3단계 평가는 지원 학생의 영재성과 인성, 협업능력, 지도력 등을 고르게 평가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평가를 실시하도록 했다.
과학고는 2단계 면접평가를 수학·과학 교과 역량 중심 평가에서 창의성, 종합적 사고력, 협업적 태도를 평가할 수 있게 면접 문항을 개선한다.
영재학교 수도권 쏠림 막는다…지역인재 전형 확대
이번 개선방안에는 영재학교 재학생의 70% 이상이 수도권 출신인 지역 편중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도 담겼다. 지역별로 정원을 정하는 쿼터제 방식은 아니지만 지역인재전형을 확대할 방침이다.
영재학교 지역인재 전형은 현재 2단계 지필평가 전형 통과자 중 학교 소재지, 영재학교 미소재 지역 등 학교가 정한 지역의 우수학생을 우선 선발한다. 구체적인 방식은 학교별 지역인재전형 운영 규모와 전형 방법 등은 학교와 시도교육청이 협의를 통해 결정한다.
현재 영재학교 중 서울과학고는 올해 2단계 통과자 200명 중 서울지역 25개 자치구와 서울 외 16개 시도에서 가장 탁월한 자 각 2명씩 우선 선발한다. 41개 지역에서 최대 82명까지 선발하는 셈이다.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는 2단계 전형 통과자 중 지역 10개 자치구와 인천 외 16개 시도에서 가장 탁월한 자 각 1명씩 최대 26명을 우선선발한다.
광주과학고는 정원 50%를 지역내 학생을 대상으로 지역인재전형을 실시하고 있지만 대부분 영재학교는 서울과학고와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와 같은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
정원외로 선발하는 사회통합전형 선발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초·중학교 단계부터 대상 학생을 발굴하고, 학교별로 초·중학교 사회통합전형 대상 학생과 일반 학생들을 위한 영재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도록 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영재학교 입학전형이 사교육이나 선행학습을 유발하는지 정도 등을 점검해 입학전형을 개선할 수 있도록 사교육 영향평가를 도입하는 내용의 법령 개정을 추진한다. 과도한 사교육을 유발하는 학교에는 행·재정적 제재를 검토한다.
영재학교가 설립목적에 맞게 이공계열운영되도록 책무성을 강화하기 위해 학교운영 성과평가 제도를 도입한다. 교육부는 ‘제5차 영재교육진흥종합계획’(2023~2027)에 반영해 추진할 방침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적정 운영 규모와 교육과정 운영 등에 대한 정책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입학전형 개선방안이 본래 취지에 따라 학교 현장에 안착될 수 있도록 운영 현황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운영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영재학교·과학고가 앞으로도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우수한 이공계 인재를 육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사회적 관심과 기대가 높은 만큼 전문가·관계자 등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제도 개선·발전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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