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 ‘로비 녹취록’ 거듭 부인…“김영춘에 돈? 오보다”

  • 뉴시스
  • 입력 2020년 11월 16일 18시 27분


김봉현 16일 변호사 접견에서 "이강세에 준 돈"
"이강세 공격하자는 제안에 흥분해 부응한 것"
앞서 시사저널 "로비 대화 녹취록" 주장 공개

김봉현(46·구속기소)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정관계 로비 의혹이 담긴 통화 녹취를 바탕으로 한 언론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고 재차 주장했다. 녹취록에 등장하는 2억5000만원을 받은 사람은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이 아닌 이강세 전 MBC 사장(전 스타모빌리티 사장)이라고 했다.

16일 김 전 회장 측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이날 “김영춘 총장에게 2억5000만원을 줬다고 한 것부터가 명백한 오보”라고 말했다.

다만 김 전 회장은 해당 녹취록에 대해 “제가 지인과 통화한 내용은 맞지만, (시사저널이) 명백히 오보를 한 것”이라고 했다.

김 전 회장은 “저는 그 부분을 말하면서 ‘형은 2억5000 줬으니까’라고 말하지 않고, ‘형은 2억5000 출발이었으니까’라고 말했다”며 “2억5000은 제가 김영춘에게 준 돈이 아니라 2014년경부터 2016년경 당시까지 이강세씨와 제 사이에서 오간 돈을 말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은 “이강세씨와 모 캐피탈 소속 이모씨가 저와 제 주변 사람들을 고소와 언론기사 등을 통해 공격하던 시기였다”며 “녹취록의 상대방이 적극적으로 이강세씨 측을 공격해야 한다고 제안해서 저도 굉장히 흥분해 부응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강세씨와 제 사이에서 오간 돈이 2억5000만원 정도가 있었던 터라 그런 내용을 기자에게 던져주면 기자가 스토리를 만들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기선제압’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등 이 전 사장이 자신을 두려워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했다.

또 “‘실제로 형이 돈을 다 줬으니까’라는 말은 제가 이강세씨에게 돈을 준 것을 말하는 것이고, 나중 부분에서 ‘김영춘이한테 직접 형이 가 가지고, 돈을 두고 왔단 말이야’라고 말한 것도 이강세씨와 함께 갔다는 취지이다. 제가 김영춘 총장에게 돈을 줬다는 취지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기동민 의원 등과 관련된 녹취록 내용도 마찬가지로 제가 돈을 줬다는 취지가 아니다”라고도 했다.

김 전 회장은 “검찰에서도 반년이나 넘게 수사가 됐었지만, 이렇다 할 만한 증거가 없어 김영춘 총장이나 기동민 의원 등 수사 중인 정치인들에 대한 기소초자 안 된 상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찰 간부들에 관련된 내용도 제가 통화를 했다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한 것에 불과하다”고 했다.

김 전 회장 측은 지난 12일에도 관련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에는 녹취록의 인물이 자신이 아니라는 취지의 주장도 펼쳤었다.

김 회장 측은 당시 김 회장이 “(해당 보도는) 사실무근이고 누가 통화한 것인지도 모르겠고, 얼토당토 않은 소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앞서 시사저널은 김 전 회장이 도주 중이던 올해 3월20일과 4월20일 두 차례에 걸쳐 사건 관계인 A씨와 통화하면서 라임 사태와 관련해 정관계 인사들에게 로비한 정황을 구체적으로 밝혔다며 녹취록을 공개한 바 있다.

녹취록에서 김 전 회장이라는 인물은 A씨에게 2016년 초까지 수억원대의 돈이 왔다갔다고 주장하면서, 그 내용을 “까버리면(알리면) 된다”고 한다. 그러면서 ‘민주당 김모 의원 장관인사’, ‘부산에 모 유력 의원’ 등을 거론한다. 김 전 회장은 이들을 언급하면서 “B식당 가 갖고 돈 준 것들 있다고 얘기해”라고 말한다. ‘2억5000만원’이라는 구체적인 액수도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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