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 수행비서 “金지시로 이강세에게 언론무마용 금품 전달”

이강세 스타모빌리티 대표가 지난 6월19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 2020.6.19/뉴스1 © News1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수행 비서 역할을 했던 이모씨는 이 회사 전 대표 이강세씨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김 전 회장의 지시로 이강세 전 대표에게 라임 보도 무마용으로 현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김 전 회장의 수행비서였던 이씨는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이환승) 심리로 열린 이 전 대표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지난해 여름 두 차례에 걸쳐 김봉현 전 회장의 지시로 이강세 전 대표에게 돈을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김 전 회장의 운전기사 역할도 병행했는데 김 전 회장의 지시로 자금을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다. 김 전 회장에게서 받은 수표를 소액으로 쪼갠 뒤 이를 김 전 회장이 지정한 계좌에 입금하는 역할을 주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김 전 회장이 이 전 대표에게 직접 줄 수 있음에도 왜 이씨에게 돈을 전달했냐고 묻자 “잘 모른다”며 “나중에야 다른 사람으로부터 라임 관련 보도 무마를 위한 입막음용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작은 쇼핑백에 담아 돈을 전달했다”며 “열어보지 않아 정확히 얼마 들었는지는 모르지만 총 5만원권 100장짜리 3~4묶음 됐을 법한 무게였다”고 설명했다.

또 올해 3월쯤 이 전 대표가 ‘김봉현 때문에 내가 수사 표적이 됐다. 휴대전화를 없애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적도 있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이 전 대표가 쓰던 휴대전화 2대를 부수고 있는 장면을 목격했고 부순 휴대전화를 처리하도록 지시했다”며 “압수수색을 대비해 컴퓨터를 바꿔야 한다고 해 바꿔줬다”고 말했다.

광주MBC 사장 출신으로 라임과 정치권의 연결고리 의혹을 받고 있는 이 전 대표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증거은닉교사·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지난 7월 구속기소됐다.

그는 김 전 회장 등과 공모해 회사 자금 192억원을 횡령하고 올해 4월 압수수색 과정에서 직원에게 관련 증거를 숨기게 한 혐의를 받는다.

또 지난해 7월 라임에 대한 금융감독원 검사 무마를 위해 청탁을 명목으로 김 전 회장에게서 5000만원을 챙긴 혐의도 있다.

한편, 이날 이 전 대표 측은 지난 10월 추가기소된 변호사법 위반 혐의에 대해 “돈을 받은 것은 맞지만 수사부탁 편의 등을 위해 받은 것이 아니다”라며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검찰은 김 전 회장 본인이 사기죄로 고소당하자 ‘사건 진행사항을 파악해달라’며 이 전 대표가 아는 검찰수사관에 대한 청탁 명목으로 이 전 대표에게 2000만원을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 대표 측 변호인은 “2000만원을 받은 것은 맞지만 1000만원은 생활비 명목, 나머지 1000만원 또한 청탁 명목이 아니고 필요하면 쓸 수 있는 경비라 생각하고 받은 것”이라며 “이것만으로 변호사법 위반이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 전 대표의 다음 공판은 12월10일 열린다. 김 전 회장이 증인으로 나설 예정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