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코로나’ 독해졌는데 ‘약속·모임’ 늘린 시민들, 불감증 큰일

  • 뉴스1
  • 입력 2020년 11월 20일 13시 21분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를 찾은 시민들이 길을 거닐고 있다. 2020.11.15/뉴스1 © News1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를 찾은 시민들이 길을 거닐고 있다. 2020.11.15/뉴스1 © News1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 첫날인 지난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 주점. 일명 ‘헌팅포차’로 불리는 이곳에는 ‘불목’을 즐기려는 청춘들로 가득 찼다. 흥겨운 음악에 한껏 분위기가 달아오르자 이들은 연방 술잔을 부딪쳤다.

청춘들의 방역 긴장감은 입장 때뿐이었다. 명부 작성과 체온 측정, 마스크 필수 착용 안내 등 관문을 통과한 뒤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둔감해진 모습을 보였다. 술 한 잔, 안주 한 점 반복하는 이들에게 마스크는 언감생심이었다.

주점 바깥도 마찬가지였다. 술 마시다 담배 피러 나온 몇몇은 거리두기 없이 연기를 내뿜으며 대화했다. 마스크를 턱에 걸친 채 자주 침을 뱉는 모습도 포착됐다.

국내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연일 300명대를 기록하는 등 사실상 3차 대유행에 돌입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도 격상돼 위험성이 커지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시민들의 방역 불감증이 여전한 모습이다.

20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363명이다. 3일 연속 300명대 기록이다. 방역당국은 “지난 2~3월(대구·경북 중심), 8월(수도권 중심)에 이은 세번째 유행이 진행되고 있다”고 선언했다.

이번 3차 유행의 특징은 ‘일상 속 소집단 감염의 전국적 확산’이다. 앞선 1, 2차 유행 때에는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발생했지만, 이번에는 식당, 주점, 학교, 학원, 사우나 등 일상 공간에서 비교적 작은 규모의 감염이 산발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원인은 필수방역 수칙인 거리두기 실종이다. 최근 들어 각종 모임이나 회식 등 대면 만남이 부쩍 늘어난 모습이다.

만남을 하더라도 방역당국이 권고한 ‘1~2m 거리두기’를 준수하는 시민들은 많지 않다. 앞선 마포구 주점에서도 거리두기하는 모습을 거의 볼 수 없었다.

코로나19 주요 감염원은 비말(침방울)이다. 기침이나 대화를 할 때 비말이 튈 수 있는데 이때 비말은 중력으로 인해 1~2m 이내 떨어진다. 이를 감안하면 ‘1~2m’가 안전거리인 셈이다.

미착용시 과태료를 부과하는 ‘마스크 의무화’ 효과도 식당·주점·카페 등 식사·음주·음용 공간에서는 보기 어렵다. 손님들은 “어떻게 음식을 먹으라는 얘기냐” “마스크를 썼다 벗었다하기 불편하다” 라며, 업주들은 “반복해서 안내를 해도 마스크 착용은 그때뿐”이라고 항변하는 상황이다. 방역효과가 거의 없는 ‘코스크’, ‘턱스크’ 차림의 시민들도 적지 않다.

코로나19 감염 경로 추적을 위해 다중이용시설에서 시행 중인 명부작성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시설에서는 무리를 지어 방문할 경우 대표자 1명만 명부 작성을 하는 사례가 많다. 또 수기로 명부를 작성하는 곳에서는 자신의 정보를 못 알아보게 쓰거나 거짓으로 기재하는 경우도 많다.

위기 극복을 위한 해법은 기본 방역수칙 준수다. 대면 만남 최소화, 1~2m 거리두기, 올바른 마스크 착용, 개인 위생 관리 철저, 명부 작성 필수 등이다. 정부도 국민 방역인식 재고를 위해 호소하고 나섰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국민 여러분께서 스스로 방역사령관이 돼 마스크 쓰기와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실천해 주시기 바란다”며 “지금의 이 위기도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협조와 동참으로 반드시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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