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등교사 임용 1차 필기시험을 하루 앞둔 20일 전국의 수험생들이 밀집한 서울 동작구 노량진의 한 대형 임용시험 준비 학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해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이날 오후 8시 현재 확진자는 최소 39명으로 집계됐다. 교육당국은 예정대로 임용시험을 시행하기로 했지만 확진자에 대해선 응시를 금지하기로 했다. 일부 수험생은 시험 전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응시에 제한이 생길 것을 우려해 발열 체크 전 해열제를 먹는 등 증상을 감추려 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무증상 수험생이 함께 시험을 치를 경우 임용시험 이후 수험생들을 통한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 임용시험 학원 감염, 7개 시도로 확산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의 ‘임용단기’ 학원 관련 확진자는 최소 39명이다. 확진자 39명 대부분은 해당 고시학원 체육실전모의고사반에서 나왔다. 이 학원 수강생 2명이 18일과 19일 각각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후 밀접 접촉자인 다른 수강생 등 학원 관련자 600여 명을 검사한 결과 추가로 37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다.
집단 감염이 발생한 이 학원은 수강생 600여 명 규모의 대형 학원이며 온라인 강의도 유명해 서울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온 수강생들이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확진자 39명 중에 서울 거주자는 13명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타 지역 거주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13명, 경기 7명, 인천 3명, 전북 6명 등으로 지역 간 전파 우려가 큰 상황이다. 임용시험 학원 특성상 장시간 가까이 앉아서 함께 수업을 듣고 식사를 하기에 감염률이 높고 전파 우려가 크다는 게 방역당국의 진단이다. 이에 따라 노량진 학원에서 감염된 일부 확진자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지역 간 전파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해당 학원은 올 8월 시작된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강화’ 방침에 따라 휴원했다가 거리 두기 단계가 완화되면서 지난달 11일 다시 개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중등 임용시험을 앞두고 과목별 특강, 면접 과외 등의 수업 일수를 늘린 것으로 파악됐다. 18, 19일 확진된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층에서 수업을 들었다고 한다.
○ 불안한 수험생… ‘시험 연기’ 청원도
교육부는 21일 전국 110개 시험장에서 6만233명이 응시 예정인 중등 임용시험을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임용시험은 1년에 한 번 전국적으로 동시에 시행되기 때문에 특정 지역만 미루거나 취소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내년 신학기에 맞춰 신입 교사를 배치하려면 시험을 미루기 힘들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는 당초 예고한 대로 임용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 자가격리자는 별도 시험장에서 응시할 수 있다. 시험 당일 본부 측에 노량진 학원에 방문했다고 밝히는 수험생의 경우도 별도 고사장에서 시험을 볼 수 있다.
당초 18일까지 사전 신청해야 별도 시험장에서 응시할 수 있었고, 그 이후 자가격리 통보를 받은 경우 20일 오후 6시까지 추가 신청을 해야 했다. 임용시험을 하루 앞두고 학원에서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면서 이날 서울시교육청에는 별도 시험장을 신청하려는 응시자들의 전화가 폭주했다.
시험 연기를 요청하는 청와대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임용시험 특성상 자신이 응시한 지역에서 시험을 치러야 하는 만큼 감염 우려가 있는 수험생들이 시험 응시를 위해 전국 각지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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