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출국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조만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미 해외에서는 비슷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는 만큼 내국인 탑승객들의 편의 향상을 위한 조치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선 최근 중국의 해외 입국자 검역 강화에 따른 후속 조치로 중국으로 향하는 환승객 유치를 위한 목적이라는 평가도 잇따른다.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현재 공항 내 코로나19 검사센터 개설을 위해 2시간 이내 검사가 가능한 등온증폭 방식의 PCR 진단키트 승인 작업을 진행 중이다. 또 검사소 설치를 위한 업체 입찰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승인 작업 중인 진단키트는 코로나19에서 특정적으로 나타나는 유전자를 일정 온도에서 증폭하는 등온증폭기술(LAMP)를 기반으로 하며 현재 일반 진료소에서 6시간정도 걸리는 기존 RT-PCR 검사법과 비교해 시간을 2시간까지 단축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이미 해외에서는 항공사별로 기내 감염 사례를 줄이기 위해 출국 전 공항에서 감염자를 가려내는 검사 시스템을 시행 중이다. 미국 유나이티드항공, 영국항공, 독일 루프트항공 등은 일부 노선에서 탑승 전 항체검사를 통해 100% 음성 판정을 받은 승객에 한해서만 탑승을 허용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6시간을 기준으로 했을 때 최단시간을 줄일 수 있는 진단키트의 승인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다만, 아직 국내 승인과 해외 입국 당국의 승인도 남아있어 언제부터 시작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선 이 같은 검사소 개설이 최근 중국 정부의 해외 입국자 검역강화에 따른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중국의 해외입국자 검역 강화 조치에 따라 11일 0시부터 한국에서 출발하는 중국행 항공편의 탑승객 전원이 탑승 전 PCR 검사 2회를 실시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기존에는 정기·부정기편 입국자 모두 출발일 기준 72시간 내 PCR 음성확인서를 발급받아야 했으나 이제 정기편 탑승객은 탑승일 기준 48시간 이내 3시간 간격으로 2회, 부정기편 탑승객은 탑승일 기준 72시간 내 1차, 36시간 내 2차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
인천공항공사측도 “중국행 여객이 큰 불편함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공항 내 코로나19 검사센터를 운영할 경우 출국 직전 인천공항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어 이런 불편이 다소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공항 검사소 개설을 통해 중국으로 향하는 해외 환승객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일 주한중국대사관은 중국행 항공편 탑승객의 한국 경유에 대한 주의사항을 공지한 바 있는데, 해외에서 출발해 한국을 경유한 뒤 중국으로 향하는 중국인이나 외국인은 출발지에서 1차 검사를 받은 뒤 한국에서 2차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한국 공항 내 경유 구역에는 지금까지 PCR 검사기관이 없었고, 이 때문에 유효한 한국 비자를 소유하지 않은 탑승객은 한국 경유편을 이용하지 못했다.
국적 항공사 관계자는 “한국은 미국, 유럽 및 중동발 중국행 탑승객들에게 중요한 경유지 중 한 곳”이라며 “환승객들은 공항에 발이 묶이거나 출발지로 송환될 위험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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