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 횡단보도를 건너던 엄마와 자녀 3명을 덮쳐 두 살배기 아이를 숨지게 한 대형 트럭 운전자가 검찰에 넘겨졌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치사 등 혐의로 구속된 50대 대형 트럭 운전기사 A 씨를 24일 오전 검찰로 송치한다고 밝혔다.
A 씨는 지난 17일 오전 8시 40분경 광주 북구 운암동에 있는 한 아파트단지 인근 스쿨존에서 아이 셋을 데리고 길을 건너던 30대 엄마 B 씨를 8.5t 화물트럭으로 들이받은 혐의를 받는다.
B 씨는 당시 큰딸(4)을 어린이집 통학 차량에 태우러 가던 길이었다. 둘째 딸(2)은 유모차 앞에, 생후 6개월 아들은 유모차 안에 타고 있었다. 이들은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를 건너던 도중 반대 차로에서 차들이 멈추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중간쯤에 멈춰 서 있었고, 이때 약 40m 떨어진 다른 횡단보도에 서 있던 화물트럭이 파란불로 바뀐 뒤 속도를 내 출발하다 B 씨 가족을 덮쳤다.
이 사고로 둘째 딸이 숨지고 B 씨와 큰딸은 골절상과 장기 파손 등 중상을 입었다. 셋째는 비교적 가벼운 상처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화물트럭 운전기사 A 씨는 경찰에 “피해자 가족이 차량 앞에 있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 차량 블랙박스,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A 씨가 전방 주시의무를 위반하는 등 부주의로 사고를 낸 것으로 보고 기소 의견을 달아 검찰에 넘겼다.
경찰은 스쿨존에서 2세 여아를 숨지게 한 혐의에는 일명 ‘민식이법’인 특가법상 치사를 적용했다. 민식이법에 따르면 스쿨존에서 어린이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고, 다치게 할 경우에도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어머니를 다치게 한 부분에 대해선 교통사고 특례법을 적용했다.
이번에 사고가 난 곳은 지난 5월에도 7세 초등학생이 스포츠다목적차량(SUV)에 치여 중상을 입는 사고를 당하는 등 올해만 두 번째 사고가 반복된 장소다.
두 번째 사고가 난 뒤에야 경찰과 지방자치단체는 △신호기 설치 △불법주정차 단속 카메라 신설 △주정차 금지 노면표시 △과속 방지턱 추가 등을 시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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