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단계 격상 첫날…한산한 거리·문 닫은 골목카페 속출

  • 뉴스1
  • 입력 2020년 11월 24일 16시 05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면서 포장·배달로 점심을 해결하는 직장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뉴스1 DB © News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면서 포장·배달로 점심을 해결하는 직장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뉴스1 DB © News1
“아무리 거리두기를 강화해도 결국 실천은 스스로의 몫 아닌가요”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된 24일 점심시간,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중심상가지역인 라페스타에서 만난 한 직장인은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거리를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평소 젊은층과 직장인들이 붐비던 이곳과 인근 웨스턴돔 거리는 오후가 되면서 추위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기온이 올라갔지만 오가는 사람들이 며칠전과 비교해 부쩍 줄었다.

공무원인 김모씨는 “강화된 방역지침 탓도 있겠지만 연일 계속되는 재난문자와 언론을 통한 폭발적인 확진자 소식에 시민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조짐은 이날 출근길 도로에서도 감지됐다. 늘상 출근 차량들로 막히던 시내 주요도로는 이날 아침 통행량이 크게 줄어 있었다. 특히 주요 기업체들이 이번 주부터 재택근무를 늘리면서 고양시의 자유로와 제2자유로, 서울~문산 고속도로, 통일로 등 고속도로도 서울방향 교통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

이날 2단계 격상을 가장 실감할 수 있는 업종은 카페들이다. 프랜차이즈 카페뿐만 아니라 음료 위주의 모든 카페가 이날부터 포장과 배달만 가능해지자 대부분의 카페가 테이블 위에 의자를 올려 놓았다.

장항동의 한 카페 업주는 “테이크아웃만 가능하다고 입구에 안내문을 붙여놨지만 혹시 몰라 손님들에게 매장 내 착석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의자를 올려 놨다”고 말했다. 덧붙여 “몇 달 사이 벌써 2번째 이런 조치로 그동안 모아 놨던 돈이 모두 임대료로 빠져 나갔다. 이제는 포기할지, 빚은 내서라도 버틸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역에서는 실제 이들 카페의 매출이 적게는 30%에서 절반까지 반토막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던 테이블 10개 미만의 골목길 작은 규모 카페들은 아예 이날부터 문을 닫는 곳이 속출했다.

그러나 이날 인근 덕양구의 한 카페는 “코로나를 극복하자”며 2단계가 해제될 때까지 아메리카노 커피를 하루 200잔 한정 무료로 제공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한편 평소 점심식사 후 카페로 몰려가던 직장인들은 이날 커피를 들고 직장 주변 공원 벤치나 계단으로 몰려갔다.

일산테크노밸리 입주업체 직원인 이모씨(34)는 “건물 안에도 자체 방역조치로 휴게공간 등을 폐쇄해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공간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카페와 음식점, 편의점까지 강화된 방역지침이 적용되다 보니 이날 동네 공원과 산책로를 찾는 시민들이 부쩍 늘었다. 일산 정발산과 고봉산, 행주산성 등에는 오전부터 부부동반이나 아이들과 애완견을 데리고 나온 가족단위 나들이객들이 많아졌다.

또한 오후가 시작되자 시내 주요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에도 진입을 시도하는 차량들이 줄을 잇기 시작해 한산한 인근 먹거리 골목과 대조를 이뤘다.

한 편의점 업주는 “단계를 올려 가게 문을 닫고 ‘조금만 참자’고 해도 마스크조차 제대로 착용하지 않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화가 난다”며 “결국 이 위기를 극복하려면 자신의 건강과 함께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양=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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