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파업으로 몰고간 ‘30분 잔업’…왜 접점 못찾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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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1월 25일 10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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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광주공장의 정문 상징 조형물 비욘드 모빌리티. /© News1
기아차 광주공장의 정문 상징 조형물 비욘드 모빌리티. /© News1
올해 임단협을 놓고 지루한 협상을 벌이고 있는 기아차 노사가 ‘30분 잔업’과 관련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결국 노조가 25일부터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노조는 ‘잔업 30분 복원’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수당과 연결되는 잔업문제를 임단협 타결 이후 재협의하자고 제안하면서 교섭은 결렬됐다.

24일 오후 2시 14차 교섭을 앞두고서 기아차 노조가 미리 배포한 교섭 설명자료에서는 “오늘 본교섭에서 ‘잔업 30분’ 문제 해결에 대한 제시안이 마련된다면 잠정합의 수순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만큼 그동안 쟁점이었던 임금인상이나 성과급 문제 등과 관련해 노사가 어느 정도 합의점을 찾았다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교섭타결에 대한 기대와 달리 ‘30분 잔업 보장’에 대해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서 교섭은 2시간47분만에 종료됐다.

이와 관련해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잔업 문제를 임금 및 단체협약 이후로 다시 협의하자고 했고, 별도요구안에 대한 수용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교섭결렬에 따라 25일부터 27일까지 사흘간 매일 주간조와 야간조 각 4시간씩 부분파업에 나서기로 했다.

노사간 핵심쟁점으로 부상한 잔업 문제는 지난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법원은 기아차 노사가 제기한 통상임금 소송에서 ‘기아차의 정기상여금과 중식비를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면서 노조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회사 측은 비용절감을 위해 2017년 9월25일부로 잔업을 전면 중단하고 특근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을 노조에 통보했다.

각종 수당의 기준이 되는 통상임금이 늘면서 사측으로서는 부담을 그나마 줄이려면 아예 수당이 지급되는 작업 자체를 축소하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이후 지금까지 기아차 생산현장에서 잔업은 사라지고 특근만 제한적으로 진행돼 왔다.

잔업이 없어지고 특근도 줄면 심야근로 축소 등으로 근로자 건강과 삶의 질이 개선된다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었지만 노동자들은 당장 얇아진 월급봉투를 절감해야 했다.

때문에 올해 임단협에서도 노조는 줄기차게 ‘30분 잔업 보장’을 내세웠지만 사측은 임단협을 타결한 뒤 추후 논의하자는 입장으로 버티면서 결국 노조의 파업으로 이어진 상황이다.

올해 임단협에서 노조는 기본급 12만원 인상과 지난해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기존 공장 내 전기·수소차 핵심 모듈 부품공장 설치, 잔업 30분 보장 등을 요구해 왔다.

이에 대해 사측은 기본급 동결, 성과급 150%, 코로나19 극복 특별 격려금 120만원, 무분규 임단협 타결 시 우리사주 지급, 재래시장 상품권 등 올해 현대차 노사의 합의안과 동일한 수준의 안을 제시했다.


(광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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