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가 제주에 내릴 때마다 수십명의 단체관광객들이 승차장으로 몰리며 시장통을 방불케했다. 한꺼번에 많은 인원이 몰리다보니 거리두기는 사라진 모습이었다.
단체로 캐리어를 끌거나 골프가방을 든 관광객들은 전세버스를 찾아 속속 몸을 실었다.
코로나 분위기를 의식한 듯 마스크를 쓰고 있던 관광객들은 버스에 타자마자 마스크를 벗고 숨을 고르기도 했다.
전국 각지에서 몰려온 이들이 제주를 찾은 이유는 제각각이겠지만 얼굴에는 여행의 설렘으로 들뜬 표정이었다.
◇단체관광 회복세에 집단감염 우려 증폭
업계에 따르면 11월 들어 제주 단체관광은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전세버스 예약률은 예년의 20% 수준까지 올랐다.
이처럼 11월 단체관광객을 비롯해 내국인 관광객 증가세가 이어지며 주말에는 4만명씩 제주를 찾고 있다.
11월 제주 내국인 관광객 수는 지난 24일 기준 95만6960명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제주를 방문한 뒤 타지역에서 확진판정을 받는 사례가 이어지며 지역감염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제주에서 연수를 진행한 경남 진주시 이·통장협의회와 성북동 통장단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며 지역사회에 비상이 걸렸다.
이들은 지난 16~18일과 20~22일 각각 제주에서 연수를 진행한 후 지난 24일 최초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25일 현재까지 총 33명의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왔다.
단체관광이 회복하면서 관광업계는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지만 개별관광에 비해 집단감염 우려가 더 커 방역당국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공항 워킹스루 진료소는 ‘텅텅’…하루 16건꼴
코로나19가 타지역에서 제주로 유입·전파될 경우를 대비해 제주공항에도 워킹스루 선별진료소가 8개월여간 운영 중이다.
그러나 이곳을 방문하는 입도객은 하루평균 20명을 밑돈다.
25일 오전에도 제주공항 선별진료소는 텅 비어 있었다. 검사를 받고 있는 사람은 해외입국자 1명뿐이었다.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이후 제주공항 워킹스루(도보이동형) 선별진료소에서 진행된 검사는 총 5225건(24일 오후 6시 기준)이다.
11월 들어 관광객이 늘었지만 24일까지 제주공항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은 사람은 총 399명에 그쳤다. 하루 16.6명꼴이다.
공상 선별진료소는 해외 방문 이력이 있거나 발열검사에서 37.5도가 넘어야 의무적으로 검사를 받는다.
실제 공항 워킹스루 선별진료소를 이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셈이다.
제주도내 코로나 확진자 41.4%(70명 중 29명)가 타지역에서 온 방문객이거나 수도권 등 타지역을 다녀온 제주도민으로 확인됐다.
제주 여행 직후 타지역에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는 경우도 잇따르고 있다.
배종면 제주도 감염병관리지원단장은 “코로나 질병 특성상 무증상자가 많아 발열 검사 등에서 확진자를 걸러내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여행객이나 타지역을 방문했던 제주도민은 스스로 건강이 이상한 점을 느끼면 적극적으로 제주도 방역당국에 연락해 검사를 받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