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직무에서 배제하고, 징계를 청구한 조치에 대해 김종빈 전 검찰총장은 2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김 전 총장은 “추 장관이 해왔던 일들이 일방적 주장을 구체적 뒷받침 없이 추측으로 한 것 아니냐”면서 “(윤 총장은) 정당하지 않은 것에 대해 법적으로 다퉈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조윤선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했던 일과 추 장관이 한 일의 경중을 생각해 봐라”고 했다. 김 전 실장과 조 전 수석은 박근혜 정부 당시 직권남용 혐의로 유죄가 확정됐다.
윤 총장의 대학 동기인 김수남 전 검찰총장은 “익명으로 숨어 있기가 부끄러운 상황”이라고 했다. 김수남 전 총장은 주변에 “유신 때 야당 총재에 대해 직무를 정지시킨 것을 연상케 한다”고 평했다고 한다. 유신정권 몰락의 도화선이 된 1979년 김영삼 당시 신민당 총재의 국회의원 신분 직무 정지 사건을 언급한 것이다. 그는 또 “형사 범죄로 기소된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는 직무배제를 하지 않았는데 총장을 직무배제하는 것은 너무 과도한 처사”라고 말했다고 한다.
김준규 전 검찰총장은 “총장이 문제가 있으면 장관이 대통령에게 얘기하고, 대통령의 뜻을 전달하면 된다”면서 “쉬운 길이 있는데 그렇게 가지 않는 것은 정치적 속셈이 있는 것 아니냐”고 힐난했다. 그는 또 “뇌물 사건이 나왔다면 모를까, 음해적인 내용을 가지고 이런 결정을 하는 나라는 없다”면서 “한국이 지금 국제검사협회(IAP) 회장국인데, 이런 일이 한국에서 일어난 게 너무나 창피하고 부끄럽다”고도 했다.
한 전직 검찰총장은 “대통령 본인이 발탁한 인사를 본인이 내쫓으면 인사 실패를 자인하는 것이고, 2년 임기제 보장을 스스로 손상시키고 싶지 않아서 윤 총장이 법률적으로 잘못해서 물러나는 모양새를 취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직 총장은 “포악무도(暴惡無道)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어떤 흉악한 용어로도 표현이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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