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선거 개입’ 靑참모 공소장 초안 있는데 중앙지검 새 수사팀, 석달째 기소결정 보류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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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직무배제]수사흐름 끊겨… 권력수사 빨간불
추미애, 내달 원전 수사팀 교체설도

24일부터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가 배제되면서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과 월성 1호기 원자력발전소 조기 폐쇄와 관련한 검찰 수사에도 변수가 생겼다.

청와대의 2018년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는 올 8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인사발령으로 수사팀 소속 검사들이 전국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기존 수사팀은 후임 수사팀에 인계를 하면서 이진석 대통령국정상황실장(당시 사회정책비서관)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관련 공소사실 초안을 완성해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실장에 대한 기소 여부를 판단한 의견서에 더해, 공소장 내 범죄사실 항목까지 이미 구성했다는 얘기다. 검찰은 2017년 10월 당시 송철호 울산시장 후보가 청와대 근처 식당에서 장환석 대통령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과 이 실장을 만나 산업재해병원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발표를 늦춰달라고 부탁한 단서를 잡았다.

그러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새 수사팀이 3개월이 넘도록 기소 여부 결정을 유보하면서 전임 수사팀과 대검찰청 지휘부의 불만 기류가 감지된다. 서울중앙지검은 “수사 내용과 공판 경과를 종합해 사안별로 증거관계와 처분 여부 등을 검토한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선거개입 사건이 검찰 인사로 흐름이 끊긴 것처럼, 대전지검의 월성 1호기 원자력발전소 조기 폐쇄 수사도 끊길 가능성이 높다. 이미 서울남부지검의 라임자산운용 관련 여권 로비 수사도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옥중 입장문 폭로’ 이후 ‘검사 접대 의혹’ 수사로 성격이 완전히 바뀌었다. 서울중앙지검의 옵티머스자산운용에 대한 수사도 여권 로비 의혹에 대한 진술 조서 누락 논란과 핵심 인사의 잇따른 도주와 잠적으로 ‘늑장 수사’ 논란에 휩싸였다.

검찰 안팎에서는 추 장관이 이르면 다음 주 초 검사장 인사를 통해 대전지검장과 원전 수사팀 등을 대폭 교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월성 1호기 원전 수사를 맡은 이두봉 대전지검장과 이상현 부장검사에 대한 ‘원포인트’ 인사를 위해 검사장과 중간간부 인사를 내년 초에서 다음 달로 앞당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지검장은 서울중앙지검과 대검에서 윤 총장과 호흡을 맞췄고, 이 부장검사는 청와대 선거개입 사건에서 핵심 수사 인력이었다. 결국 “여권의 잠재적 악재를 가능한 한 올해 안으로 털어내고 내년 재·보궐선거를 대비하려는 타임라인에 따라 일사불란한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윤 총장에 대한 직무배제는 ‘12월 대학살’의 전주곡에 불과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검찰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장관석 jks@donga.com·박상준 기자
#추미애#윤석열 직무배제#월성 원전 조기폐쇄#청와대 선거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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