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25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배제 조치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조폭의 집단폭행”이라고 비판을 쏟아냈다. 민주당이 윤 총장에 대한 국정조사를 요구한 데 대해서는 추 장관에 대한 국정조사가 있어야 한다며 맞대응에 나섰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문 대통령을 향해 “왜 아무런 이야기도 안 하고 조치를 안 하는지 납득이 안 간다”며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해임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는데, 이러한 사태를 남겨서 나라꼴이 우습게 보이는 상황을 만들고 말았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추 장관에 대해서는 “최근 행동을 보면 마치 문화혁명 당시 강청(江靑·장칭) 얼굴이 연상된다”고 했다. 장칭은 마오쩌둥 전 중국 국가주석의 네 번째 아내로 문화대혁명을 주도해 권력 실세로 떠올랐다가 마오 사후 사형선고를 받고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법조인 출신 의원들과 긴급회의를 열고 “조폭의 집단 폭행이 생각난다”며 “뒤에서 이를 묵인하고 어찌 보면 즐기고 있는 문 대통령이 훨씬 더 문제”라고 했다. 정진석 의원은 페이스북에 “참 비겁한 대통령”이라며 “벌써 1년 가까이 윤 총장을 광장에서 조리돌림시키고 욕보이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의 ‘윤석열 국정조사’ 요구에 대해서는 ‘추미애 국정조사’를 역제안하며 맞불을 놨다. 주 원내대표는 “뭐 한 놈이 성낸다는 속담을 생각한다”며 “이번 건은 추 장관의 권한남용, 월권, 위헌성 등이 있어 추 장관에 대한 국정조사를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고 했다. 조해진 의원은 ‘윤석열 국정조사’를 제안한 이낙연 대표에 대해 “권력에 눈이 머니까 사람이 이렇게 바뀌나 싶다”며 “인간에 대한 회의가 느껴진다”고 했다.
국민의힘 법제사법위원들은 이날 오전 추 장관과 윤 총장을 국회로 불러 법사위 차원의 긴급현안질의를 시도했으나 민주당의 반대로 회의는 15분 만에 산회했다. 이후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오후 서초구 대검찰청을 방문해 검찰총장 직무를 대행하고 있는 조남관 대검 차장을 만났다.
법사위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조 차장 말에 의하면 현재 일선 검사들의 분노와 우려가 걱정되는 수준”이라고 했다. 추 장관이 징계청구 사유로 든 이른바 ‘판사 사찰’ 의혹에 대해서는 “법무부 장관이 공개적으로 감찰을 지시한 부분이 아닌데 징계 사유로 들어왔다”는 조 차장의 발언을 전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추 장관 발표 15분 전 보고받았다고 했는데, 민주당 주요 인사가 윤 총장의 직무정지 하루 전에 (내용을) 알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내가 직접 여당 의원에게 들은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사실상 당정청이 한 몸으로 움직였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26일 법사위 전체회의 개의를 재차 요구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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