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은 25일 오후 10시 30분 법률대리인을 통해 서울행정법원에 직무배제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서를 전자 접수시켰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전날 윤 총장에 대한 직무배제를 결정한 지 하루 만에 법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
윤 총장의 법률대리인은 판사 출신의 이석웅 변호사와 검사 출신의 이완규 변호사가 공동으로 맡았다. 윤 총장은 서울행정법원에 직무정지명령 취소 소송을 추가로 제기할 계획이다. 윤 총장과 가까운 인사는 “윤 총장이 직접 신청서를 자구 하나까지 다듬은 것으로 알고 있다. 속전속결식으로 신속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가까운 변호사들이 윤 총장을 돕겠다고 연락이 오고 있지만 대부분 거절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주변에 “변호인을 대규모로 선임해 세를 과시하는 모양새를 갖출 것도 아니고 이 사건은 단순 행정사건에 불과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윤 총장은 이날 대검찰청에 출근하지 않고,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두문불출했다. 추 장관이 자신을 직무 배제한 전날 윤 총장은 가까운 검사들과 자택에서 밤늦게까지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은 주변에 “개인의 직이 아니라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해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총장이 소송을 제기함에 따라 서울행정법원의 11개 합의부 가운데 한 곳에 배당될 가능성이 높다. 윤 총장에 대한 직무배제 근거가 6가지여서 서울행정법원의 내부규정상 단독재판부가 아닌 합의재판부가 판단하게 된다. 재판부 배당은 전자배당으로 결정되는데, 현재 합의부 재판장은 사법연수원 23기인 윤 총장의 후배 기수인 24∼30기가 맡고 있다.
통상적으로 집행정지 신청 사건은 1주일 이내에 결론이 나오지만 법무부의 징계 전에 판단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만약 법원에서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면 직무정지가 일단 중단된다. 이 경우 징계처분과 관련한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윤 총장은 자신의 직무를 그대로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윤 총장이 총장직에 복귀하게 되면 윤 총장을 직무에서 배제한 추 장관에게는 정치적, 법률적으로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거꾸로 소송이 기각되면 윤 총장은 법무부 징계위원회 등에서도 불리한 결과를 받아들 가능성이 높다.
법조계에선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당시 이른바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으로 100여 명의 법관들을 수사하고 기소한 악연도 다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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