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1주일 앞둔 2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00명에 근접하게 치솟으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더욱이 학생 확진자의 감염 경로가 대부분 가족 간 감염으로 확인되면서 수험생 가족들도 더욱 마음을 졸이고 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이날 대국민 호소에 나선 것도 이런 분위기를 고려한 것이다. 유 부총리는 “정부 힘만으로는 49만 명이 응시하는 국내 최대 시험의 방역을 성공할 수 없다”며 “국민들은 모든 친목 활동을 멈추고, 수험생 가족은 1주일 동안 가정에서도 거리 두기를 실천해 달라”고 당부했다.
○ 가정에서도 ‘수험생 거리 두기’ 지켜야
교육부에 따르면 26일 현재 수험생 중 코로나19 확진자는 21명, 자가격리자는 144명이다. 교육부는 자가격리 대상 수험생 3800명을 위한 시험실과 확진자 172명을 위한 별도 시험 공간을 준비했다. 아직은 확진자와 자가격리자를 위한 시험 공간에 여유가 있다. 하지만 수능이 치러지는 12월 3일 전후까지 확산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시험 공간 부족을 떠나 대규모 확진이나 자가격리 발생 상황에서 혼란이 우려된다.
유 부총리는 이날 “생계를 위한 부득이한 일이 아닌 한 식사 약속도 연말 모임도 모두 취소하고, 마스크 착용과 실내공간의 주기적인 환기 등 생활방역 수칙을 철저하게 지켜 달라”고 말했다. 또 20대 감염이 (전체 확진자의) 19%라면서 젊은층에서 철저하게 방역수칙을 지켜 달라고 말했다.
수험생의 부모, 형제, 자매는 가정 내에서도 거리 두기가 필요하다. 교육부가 학생 확진자의 감염 이유를 조사해 보니 가족을 통한 전파가 가장 많았다. 특히 11월 2∼11일 확진된 학생들의 경우 가족 간 감염 사례가 70%였다. 전국적으로 연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26일 학생 확진자도 전날보다 38명이 늘었다. 유 부총리는 “수험생 가족 모두가 남은 수능 (전) 1주일 동안만은 가정 내에서도 가급적 거리 두기를 실천해 달라”며 “수능 전날까지 수험생 자녀가 학원이나 교습소,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하지 않도록 지도해 달라”고 설명했다.
수험생은 수능 직전에 확진자나 자가격리자가 돼도 시험을 볼 수 있으니 당황하지 말고 즉시 교육청에 통보하는 게 중요하다. 보건소는 수능 전날인 12월 2일 근무시간을 연장해 수험생은 먼저 진단검사를 하고 당일 결과를 통보해주기로 했다. 따라서 수능 전날 진단검사를 받아야 할 경우 병원(선별진료소)이 아닌 보건소에 가야 한다.
○ 수능 이후에도 방역 불안
수능 이후도 문제다. 수시모집 대학별고사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서강대와 성균관대 등은 수능 이틀 뒤인 5일부터 이틀간 계열별로 논술을 치른다. 연세대는 7일부터 이틀간, 이화여대와 중앙대는 12일과 13일에 논술을 본다. 서울대는 11일부터 19일에 걸쳐 면접고사를 실시한다.
수험생 중 확진자와 자가격리자가 크게 늘면서 대학별고사를 준비하는 학교들도 부담이다. 대학별고사 날에는 가뜩이나 인력이 부족한데, 자가격리자가 많아지면 8개 권역별로 마련된 자가격리자용 고사장에 인력을 보내야 하기 때문에 대학들은 난감해하고 있다. 게다가 수능과 달리 대학별고사는 확진자가 응시할 수 없다. 일부 대학은 자가격리자도 응시를 제한한다.
대학가에서 집단 감염이 이어지면서 대학 내에서 일반 수험생을 대상으로 치르는 대학별고사도 살얼음판이다. 대학생 확진자는 18∼24일 139명이 나와 교육부가 관련 통계를 수집한 이래 최다를 기록했다. 한 대학 관계자는 “대학별고사는 워낙 다양한 지역의 학생이 모이는 데다 현재 대학가에 코로나19 확진자도 늘어서 걱정이 크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수능이 끝난 뒤에도 수험생을 비롯한 모두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 부총리는 “수능이 끝이 아니고 대학별고사까지 생각해야 한다”며 “수능 직후 수험생들이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만 한국 전체 안전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