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의 관계는 기온에만 있는 게 아니다. 초미세먼지도 코로나19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늘 조심해야 하는 미세먼지이지만, 올해는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최근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은 전국 3089개 카운티의 통계를 분석한 결과 미국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 분포와 사망률 분포가 유사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PM2.5 장기 노출 농도가 m³당 1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분의 1g) 올라갈 때 인구 100만 명당 사망률이 11% 올라갔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2000년부터 2016년까지의 카운티별 미세먼지 농도 데이터와 올해 6월 18일까지 집계된 코로나19 사망자 11만6747명의 데이터를 수집해 비교 분석했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연구팀도 과학저널 ‘심혈관계 연구’에서 전 세계 코로나19 사망자의 15%가 장기간 대기 오염에 노출된 영향 때문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초미세먼지에 노출되면 폐 같은 장기에 손상을 입게 되는데, 이때 면역력이 떨어져 코로나19 바이러스에도 취약해지고 합병증 가능성도 커진다고 말한다.
한국에서는 한동안 잠잠하던 미세먼지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달 20일 110일 만에 수도권과 충청 지역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을 보인 이후 기온이 올라갈 때 초미세먼지가 찾아왔다가 추워지면 물러가는 ‘삼한사미’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이달 15일 서울에는 올가을 들어 처음으로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지기도 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멈췄던 경제활동이 다시 시작되면서 한국과 중국의 대기오염 물질이 모두 늘어난 영향이 크다. 중국 베이징(北京) 톈진(天津)시 허베이(河北)성을 가리키는 징진지(京津冀) 지역의 초미세먼지는 북서풍을 타고 들어와 국내 대기 질에 영향을 미친다.
올해는 지난해처럼 기상조건이 좋지 않은 것도 관건이다. 지난해는 이례적으로 동풍이 많이 불어 미세먼지의 영향을 덜 받았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올해는 동풍보다 미세먼지를 끌고 들어오는 북서풍이나 서풍이 많이 불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이럴 때일수록 마스크를 잘 써야 한다. 코로나 바이러스와 미세먼지를 동시에 막기 위해서는 호흡하기 불편한 노약자나 어린이를 제외하고는 보건용 마스크를 끼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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