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증언을 한 고 조비오 신부를 회고록에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해 재판에 넘겨진 전두환 전 대통령(89)이 30일 광주지법에서 진행되는 1심 선고에 출석한다.
전 전 대통령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 선고재판은 이날 오후 2시 광주법원 법정동 201호 법정에서 형사8단독 김정훈 판사의 심리로 진행된다.
이날 오전 8시 40분경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 앞에 모습을 드러낸 전 전 대통령은 차에 타기 전 모여있는 사람들을 향해 손을 들어보이며 인사를 했다. 검정 양복에 중절모, 안경과 마스크를 쓴 차림이었다.
일부 시민이 “대국민 사과하라 이놈들아”고 외치자 전 전 대통령은 이들을 향해 “말 조심해 이놈아”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 전 대통령은 이후 부인 이순자 씨와 함께 차량에 탑승해 광주로 향했다.
전 전 대통령의 자택 앞에는 새벽부터 취재진과 경찰, 전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시민 등 100여명이 몰렸다.
경찰은 자택 주변에 폴리스 라인을 치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구속을 요구하는 1인 시위자가 자택 벽에 현수막을 붙이려다가 경찰이 제지하기도 했지만 전 전 대통령이 자택을 떠날때까지 큰 충돌은 없었다.
광주지법 주변에도 새벽부터 경찰버스가 둘러서고 인도를 중심으로 펜스 등이 설치되는 등 사람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소음과 관련된 경찰 차량도 배치됐다.
전 전 대통령이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들어가는 출입문 앞에는 빨간 띠 등으로 포토라인이 설치됐다.
지난 2018년 5월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잔 전 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한 차례 재판에 출석한 이후에는 알츠하이머 등 건강상의 이유로 재판 출석을 거부해왔다.
재판부가 바뀌면서 지난 4월 다시 법정에 출석했고, 전 전 대통령이 재판장에 서는 건 이번이 세 번째다.
검찰은 지난달 5일 결심공판에서 전 전 대통령에 대해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다.
김진하 동아닷컴 기자 jhji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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