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버려라” 배달원에 폭언한 대학생, 해명글에도 논란 지속

  • 동아닷컴
  • 입력 2020년 11월 30일 17시 20분


배달원이 받은 욕설 메시지.
배달원이 받은 욕설 메시지.
한 대학생이 건물 안까지 음식을 배달해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배달원에게 욕설 섞인 막말 메시지를 보내 비난받고 있다.

지난 28일 숭실대 재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우리 매장에서 일하는 배달대행업체분께 막말하신 숭실대 학생분이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비대면 배달 요청하셨지만, 코로나로 학교건물 내부로 들어갈 수 없던 상황이라 전화를 약 20번 정도 했다. 모두 받지 않았고 연결된 후에는 왜 못 들어오냐며 실랑이를 벌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내려온 후 배달기사 분께 언어적, 물리적 위협을 가했고 본사에 컴플레인을 걸고 직접 저런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고 했다.

이와 함께 공개한 메시지에는 ‘올라가지 못한다’는 배달원의 말에 “이미 차단했고~ 못 배워먹은 **야, 부모가 그렇게 가르치냐? 배달하다 치여 죽어버리고 살고싶으면 제발 겸손하게 좀 살자” 등의 막말을 쏟아냈다.

이는 각종 커뮤니티 게시판과 SNS 등에 퍼지면서 공분을 샀다. 같은 대학 동문들은 해당 학생의 학과 등을 거론하면서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욕설 문자, 깊이 반성하나 오해가 있다”
욕설 메시지를 보낸 대학생이라고 밝힌 네티즌이 올린 해명글.
욕설 메시지를 보낸 대학생이라고 밝힌 네티즌이 올린 해명글.
논란이 거세지자 사건의 당사자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이날 에브리타임에 “숭실대 학우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어떠한 경우에도 도가 지나친 욕설 문자에 대한 일은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일부 오해가 있음을 해명했다. 그는 “20번 전화했는데 실랑이를 벌였다고 했는데 이 부분은 사실과 너무나도 다르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배달 안내 메시지에는) 오후 9시 14분 도착 예정이었다”며 “이후 9시 27분에 첫 통화를 받았고 통화시간은 29초로 서로 언성을 높이거나 실랑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학생은 “1층에서 올라가지 못하게 한다는 문자를 확인해 내려갔고, 배달원을 찾아도 보이지 않아 다시 전화를 걸어 어디 계시냐고 물어봤는데 상대가 전화를 왜 안 받냐면서 먼저 언성을 높였다”고 주장했다.

이후 두 사람은 “제가 몇 통이나 (전화)했는지 보여드려요?”, “입구 못 찾고 헤매서 오래걸린 것도 있잖아요”, “삿대질하지 마세요! 저보다 나이도 어리신 것 같은데” 등의 말을 주고받았다고 한다.

결국 화가난 학생은 “욕설문자를 보낸 후 전화, 카톡을 차단했다. 사건의 순서, 정황, 언어적 물리적 위협 등 매장 측에서 주장하는 바와 전혀 달라 이를 바로잡고자 글을 적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두 사람의 입장을 모두 읽어본 네티즌들은 “문자 내용이 너무 악랄함”, “욕설문자를 보낸 것에서 끝”, “서로 화낼만한 상황이었으나 욕 문자에서 잘못한 것”, “배달원 잘못이라고 해도 욕설 문자 보낸 게 참작되지는 않는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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