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국립대학 가운데 공과대, 교육대, 해양대, 과학기술대 등의 공통점은 바로 특성화대학이라는 점이다. 이들 대학은 대부분 국립으로 운영되고 있다.
전국 39개 국립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고유의 역량과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각 국립대의 특화 전략 및 발전모델 구축은 국립대학 육성사업의 중점 추진과제다.
금오공대(총장 이상철)는 ‘캡스톤(Capstone) 프로젝트’를 통해 공학 분야 전문성을 갖춘 기업 맞춤형 전문 인력 및 예비 창업가를 양성하고 있다. 캡스톤이란 건축물 등의 정점에 놓인 장식, 성취를 뜻하는 용어다. 국내에선 공학계열 학생들에게 산업현장에서 부딪치는 문제 해결능력을 길러주기 위해 졸업논문 대신 작품 기획, 설계, 제작의 전 과정을 경험하게 하는 교육 과정의 의미로 쓰인다.
금오공대에서 캡스톤 디자인 교과목을 수강해 지원받는 학생은 지난해 초부터 올해까지 292개 팀(1165명). 지난해 11월 열린 성과공유 박람회에는 154개 팀이 참가해 이 중 37건이 전문가 등의 평가를 거쳐 특허 출원됐다.
‘고압을 이용한 대나무용 화학처리 시스템’을 지도한 이 대학 김영태 교수(기계시스템공학과)는 “이 기술은 개발도상국에서 주택용으로 사용되는 대나무의 부패를 방지하는 핵심기술로 일부 학생들은 창업가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금오공대는 21∼24일 재학생 및 지역 산업체, 지역 대학, 시민 등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2020년 KIT 엔지니어링 페어(Engineering Fair)’도 연다.
경남과기대(총장 김남경)는 지역청년 취·창업 특화모델을 수립해 저소득층 취업기반 지원 및 공공인재 취업역량 강화를 도모했다. 서울과기대(총장 이동훈)는 ‘BEAR 프로그램’을 통해 학부생 연구원 제도와 장기현장실습 파견, 5년제 엘리트 과정 등 특화분야 실무형 엘리트 양성에 집중했다.
한경대(총장 임태희)는 현장실습 원스톱 플랫폼을 구축했다. 현장실습 기관 등록과 지도교수 배정, 실습 수행과 결과 보고 과정을 원스톱으로 수행해 산업체와 학생 수요에 맞는 맞춤형 현장실습 매칭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해양대(총장 도덕희)는 해양 특화 대학답게 해양 전문가 양성을 위한 국제화 융·복합 교육, 전문 연구, 해양안전포럼 등을 열고 있다.
전국 11개 교육대학은 교육전문가 양성에 특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공주교대(총장직무대리 이범웅)는 다문화 교육환경에 대비해 코로나19가 국내에 상륙하기 이전인 2월 60명의 학생들이 미국 텍사스 4개 협력 초등학교에서 5주간 교육실습을 했다. 이를 통해 예비교사의 글로벌 역량 향상과 다문화학생 지도 능력을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진주교대(총장 유길한)도 지난해 라오스의 세계문화유산도시 루앙프라방에서 14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교육봉사를 했다. 대구교대(총장 박판우)는 예비 초등교원의 융·복합 사고 역량 강화를 위한 다방면의 독서 교육을 진행해왔다.
한국교원대(총장 김종우)는 정보기술(IT) 발전에 따른 수업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교원들을 위한 온라인 원격 연수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지난해 3개, 올해 4개 원격연수 콘텐츠를 개발해 교원 재교육기관으로서의 사회적 책무를 수행했다는 평가다.
부산교대(총장 오세복)는 예비 교원을 대상으로 한 상담 교육 및 치료 프로그램 운영으로 교육현장에서 역량을 발휘하도록 지원했다. 교내에 상담 상근직을 배치해 재학생들에게 심리상담의 기회를 확대하고, 캠프를 통해 학생과 학부모에 대한 상담교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전국 교원양성대 총장협의회 회장 대학인 부산교대 김성준 기획처장은 “교대는 미래 초등교원 자원을 활용한 지역사회 교육 봉사, 지식 나눔 사업 등 공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교육부의 국립대학 육성사업을 통해 초등교육과 지역교육의 역량 강화 및 대학의 공적 책무성 강화에 더욱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국립대학의 특성화 실현을 위해 올해에도 1500억 원을 지원한 데 이어 4년 차로 접어드는 내년에도 같은 규모로 지원한다. 국립대학 스스로 특성과 여건을 분석해 경쟁력을 갖추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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