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 남아 상습 학대 보육교사 2심도 벌금형 왜?

  • 뉴시스
  • 입력 2020년 12월 2일 05시 36분


"원심 양형조건과 별다른 변화 없어" 검사 항소 기각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다 등의 이유로 4살 원아를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어린이집 보육교사에게 항소심 법원도 벌금형을 선고했다.

광주지법 제1형사부(항소부·재판장 박현 부장판사)는 아동 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은 보육교사 A(47·여)씨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2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과 비교해 양형조건에 별다른 변화가 없다. 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검사의 양형 부당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는 2019년 2월 21일 오후 1시 10분께 광주 모 어린이집에서 4살 원아 B군의 엉덩이를 한 차례 때리는가 하면, 발로 B군의 발을 두 차례 밟고 머리채를 잡아당기거나 귀를 잡아당기며 끌고 가는 등 같은 해 3월 20일까지 총 4차례에 걸쳐 B군을 상대로 신체적 학대를 한 혐의다.

A씨는 같은 해 3월 15일 오후 3시 3분께 어린이집에서 B군의 얼굴에 물을 두 차례 뿌리는 등 정서적 학대를 한 혐의도 받았다.

A씨는 B군이 ‘율동을 따라 하지 않는다. 밥을 늦게 먹고 양치질을 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어린이집 보육교사로서 영유아를 보육·보호할 책무가 있는 A씨의 지위를 고려하면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 B군과 가족들이 적지 않은 상처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A씨 혼자 14명의 아동을 보살펴야 하는 상황에서 B군이 지시에 따르지 않자 통제를 위해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악의적이거나 심각한 학대 행위까지 이른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동료 교사들이 선처를 탄원하고 있다”며 A씨에게 벌금형을 선고했다.

한편 아동 학대 사건에 대한 전국 법원(1심)의 실형 선고율은 최근 4년 새 26.3%에서 11.5%(지난해 기준)로 줄어 법조계 안팎서 처벌이 너무 관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광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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