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로·시너·못찾은 옥상문…군포 아파트 11명 사상 불렀나

  • 뉴스1
  • 입력 2020년 12월 2일 10시 20분


1일 오후 4시 37분쯤 군포시 산본동 소재 백두한양아파트에서 불이나 4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 뉴스1
1일 오후 4시 37분쯤 군포시 산본동 소재 백두한양아파트에서 불이나 4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 뉴스1
11명의 사상자가 난 경기 군포 아파트 화재 현장 합동 감식이 2일 실시된다.

전날(1일) 오후 4시37분쯤 군포시 산본동 소재 백두한양아파트(25층) 12층에서 불이 났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인원 70명과 펌프, 구조 등 장비 29대를 투입해 오후 5시 11분께 화재를 진압했다.

그러나 아파트 12층 화재 현장에서 불길을 피하던 2명이 건물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 같은 동 주민 3명이 아파트 옥상으로 대피하는 과정에서 2명이 숨지고 1명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중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주민 6명도 대피 과정에서 경상을 입었다.

소방당국과 주민들에 따르면 최초 아파트 12층에서 불이 났는데 이곳에서는 섀시 교체 작업이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화재 현장에서는 전기 난로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난로 주변에는 폴리우레탄과 시너 같은 가연성 물질도 발견됐다.

불이 난 가구에서 작업 중이던 인부 2명이 불길을 피하려다 건물 아래로 추락했다. 주민 3명은 급하게 옥상으로 대피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주민 3명이 발견된 장소는 불이난 아파트의 엘리베이터 설비를 둔 권상기실 문 앞이다.

이 아파트 구조상 권상기실은 옥상문보다 한 계단 더 올라간 곳에 설치돼 있다. 꼭대기로 올라가 탈출을 시도하면서 옥상문이 아닌 권상기실 문을 열려다 참변을 당한 것이다.

화재가 난 해당 동의 옥상문은 열려 있었지만, 권상기실 문은 잠겨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옥상문을 알리는 비상구 표시가 잘 보이지 않아 사상자가 늘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평소 이 아파트 옥상문은 폐쇄해둔 것으로 확인됐다. 옥상문은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상시 개방해야 한다.

소방 관계자는 “화재 당시 옥상으로 대피하려던 사람들이 비상구를 찾지 못해 바깥으로 나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공동주택의 옥상문 개방은 지속적으로 계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이 급박한 아수라장 속에 주민을 구조한 의인이 있었던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화제의 주인공은 사다리차 기사 한상훈씨(29)다.

한씨는 당시 불이 난 가구에 인테리어 자재를 올리기 위해 현장에 나와 있었는데 ‘살려달라’는 다급한 목소리를 듣고 사다리차 운반카를 무작정 밀어 올려 구조작업을 벌인 끝에 3명의 소중한 생명을 구했다.

한씨는 “생명은 다시 되돌릴 수 없어 무작정 구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며 “같은 상황이 발생해도 지금처럼 사람을 먼저 구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군포=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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