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이걸 여기서 받네”…수능 수험표 배부도 ‘워킹스루’

  • 뉴스1
  • 입력 2020년 12월 2일 10시 58분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2일 오전 제주 오현고등학교에서 마스크를 쓴 수험생들이 수험표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2020.12.2/뉴스1 © News1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2일 오전 제주 오현고등학교에서 마스크를 쓴 수험생들이 수험표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2020.12.2/뉴스1 © News1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2일 오전 9시30분 제주 오현고등학교.

두툼한 외투에 마스크를 쓴 수험생들이 하나둘 교문 안으로 들어서더니 앞뒤로 1~2m씩 거리를 두며 운동장 동쪽 진입로를 따라 길게 줄을 서기 시작했다.

수능 수험표를 받으러 온 이 학교 3학년 6·7·8·9·10반 학생들과 졸업생들이다.

오현고는 이날 오전 9시부터 9시30분까지는 3학년 1·2·3·4·5반 학생들, 오전 9시30분부터 10시까지는 3학년 6·7·8·9·10반 학생들, 오전 9시부터 10시까지는 졸업생들이 수능 수험표를 받을 수 있도록 사전에 안내했었다.

혹여 혼잡이 생길 것에 대비해 이미 진입로 곳곳에는 빨간 경광봉을 든 교직원들이 서 있었다. 수험생들은 이 교직원들의 안내에 따라 천천히 발걸음을 앞으로 옮겼다.

재학생들은 기숙사 앞 천막, 졸업생들은 조금 더 걸어가 학교 중앙현관 입구에 설치된 천막에서 각각 수능 수험표를 받았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없었다면 함께 공부했던 친구들과 수험표를 바꿔 보거나 큰 소리로 마지막 파이팅을 외쳤을 테지만 이번엔 달랐다.

멀찍이 서서 “와, 이걸 여기서 받네(웃음)”, “이제 좀 떨리지 않냐”, “(수능) 잘 봐라” 등의 짧은 말로 수근댈 뿐이었다.

수험생들은 조용한 분위기 속 자신의 수험표에 적힌 시험장과 시험실, 선택과목을 확인하고 또 확인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수능 실시요강과 가채점표, 수능 이후 온라인 프로그램 안내문 등도 꼼꼼히 챙겼다.

그렇게 수험생들은 수능 수험표를 쥐고 운동장 서쪽 진입로를 따라 하나둘 교문 밖으로 나섰다.

수험생들은 이날 오후 1시 각 시험장에서 진행되는 예비소집에도 참여한다.

그러나 시험장 방역과 수험생 안전 문제로 시험장 내부에는 들어갈 수 없다. 시험장 밖에서 시험장 배치도를 통해 시험실 위치를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입시 전문가들은 수능 당일 일찍 시험장으로 갈 것을 조언하고 있다. 책상 칸막이 등 낯선 환경에 잘 적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서다.

제주도교육청은 유관기관·단체와 함께 시험 당일 관공서·국영기업체·금융기관·연구기관 등의 출근시간을 오전 10시 이후로 조정하고, 공사장 등에서의 소음 발생을 최소화하는 등 막판 지원에 나서고 있다.

수능이 끝난 뒤에는 시험장 방역과 함께 수험생과 관리·감독자들의 증상 유무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등 안전을 확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은 전날 대도민 서한문을 통해 “안전하고 건강한 수능은 제주도민 여러분의 참여로 완성된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고 일상을 잠시 멈춰 달라”며 “제주도민이 수험생들을 지키는 백신이 돼 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제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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