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코로나 수능’…책상마다 칸막이·시험장 앞 응원 ‘자제’

  • 뉴스1
  • 입력 2020년 12월 2일 13시 34분


충북 청주 청석고 시험장 책상에 가림막이 설치돼 있다.2020.11.30.(충북교육청 제공)./뉴스1 © News1
충북 청주 청석고 시험장 책상에 가림막이 설치돼 있다.2020.11.30.(충북교육청 제공)./뉴스1 © News1
해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날이 되면 시험장마다 응원 소리가 떠들썩하고 두 손 모아 기도하는 수험생 가족들로 붐볐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이런 모습을 보기 힘들 전망이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이 수능 풍경까지 바꿔 놓았다. 마스크는 필수가 됐고 시험장에 도착하면 발열체크부터 해야 한다. 책상에는 큼직한 칸막이가 설치됐고 식사는 ‘혼밥’이 원칙이다. 감독관은 경우에 따라 ‘레벨D’ 전신방호복으로 무장해야 한다.

2일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수능은 전국 86개 시험지구 1383개 시험장 3만1291개 시험실에서 3일 오전 8시40분부터 일제히 시행된다.

모든 수험생은 사전에 안내받은 시험장에 수능 당일 오전 8시10분까지 입실해야 하는데 들어서는 순간부터 빠져나갈 때까지 반드시 마스크로 코와 입을 단단히 가려야 한다.

일반 수험생은 덴탈·비말차단용·보건용마스크 등 가운데 자유롭게 골라 써도 되지만, 별도시험실에서 응시하는 유증상자나 별도시험장에서 시험 보는 자가격리자는 ‘KF80’ 이상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시험장 건물 입구에서 모든 수험생이 발열체크·의심증상 확인을 거치고 시험실마다 손소독제와 체온계가 구비되는 것도 예년과는 다른 풍경이다.

시험실 책상에는 가로 60㎝·높이 45㎝ 크기의 불투명한 가림막이 설치됐다. 일반시험실당 응시 인원이 지난해 28명에서 올해 24명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밀집도가 높은 데다 밥 먹을 때는 마스크를 벗어야 하기 때문에 마련된 방역 조치다.

가뜩이나 좁은 책상에 가림막까지 설치되면서 문제지를 접어서 푸는 연습을 하거나 가림막과 책상 사이로 문제지를 집어넣어 공간을 확보하는 등 적응 훈련까지 하는 수험생도 나왔다.

빛 반사를 막기 위해 칸막이가 불투명한 재질로 제작되면서 부정행위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지만 교육부는 매 교시 감독관이 칸막이를 검사할 예정이며 학습 내용과 관련한 낙서 등이 발견되면 부정행위로 간주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점심시간에 시험장이 같은 친구들끼리 모여 도시락을 까먹는 모습도 올해는 볼 수 없다. 교육부는 감염병 예방을 위해 식사는 개인 책상에서 혼자 먹어야 한다고 안내했다.

감독관들에게도 올해 수능은 예년과는 다른 점이 많다. 병원이나 생활치료시설 등에서 확진 수험생을 감독하는 경우 마스크와 고글, 장갑 등과 함께 레벨D 전신방호복을 입어야 한다. 자가격리 수험생 감독관에게는 마스크, 고글, 긴 팔 가운, 장갑 등 ‘4종 보호구’가 지급된다.

아울러 올해는 1994년 수능 시행 이후 처음으로 시험실마다 감독관용 의자가 비치된다. 그간 학교 현장에서는 장시간 긴장 속에서 감독 업무를 수행하는 교원 보호를 위한 의자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끊이지 않았다.

수능 날이 되면 수험장에서 후배들이 수험생에게 떡과 음료수 등 간식을 나눠 주고 교가를 부르는 등 응원 열기가 뜨거웠지만 올해는 마음으로 응원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가 수능 당일 응원과 교문 앞 대기 등을 자제할 것을 당부하고 나서면서다.

서울시는 전날 수능 날 시험장 앞 응원 행사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학부모들에게도 교문 앞에서 대기하거나 집합하는 것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같은날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도 브리핑을 통해 “수능 당일 응원하거나 교문 앞에서 대기하는 것을 자제해 달라는 교육부의 당부가 있었다”며 방역 동참을 촉구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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