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 수험생 감독관 “누군가는 해야 할 일…주저 없이 지원”

  • 뉴스1
  • 입력 2020년 12월 2일 17시 09분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하루 앞둔 2일 서울 서초구 세화고등학교 담벼락에 수험생을 응원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뉴스1 © News1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하루 앞둔 2일 서울 서초구 세화고등학교 담벼락에 수험생을 응원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뉴스1 © News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는 확진자나 자가격리자 수험생을 감독하기 위한 인원을 별도로 지원받아 선발했다.

고등학교 교사 A씨도 2일 뉴스1과 통화에서 확진자·자가격리자 감독관 지원을 받을 때 주저하지 않고 지원했다고 밝혔다. 지원을 받을 때 1순위로 적어낸 곳도 확진자가 있는 병원과 생활치료센터 감독관이었다.

A씨는 “확진되거나 자가격리된 수험생도 시험을 봐야 하는 상황에서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라 생각했다”면서 “선뜻 나서기 어려운 일이지만 개인적으로 의협심 내지 사명감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A씨는 예비인원으로 분류돼 실제 수능일에 감독관으로 투입될지는 알 수 없다. 교육당국은 지원자 가운데 연령이나 기저질환 유무 등을 기준으로 감독관을 확정했다.

예비인원은 수능 당일 학교로 출근하되 확진자와 자가격리자 추가 발생 현황에 따라 감독관 투입 여부가 결정된다. A씨는 실제로 확진자 감독에 나선다고 해도 걱정되는 건 없다고 말했다.

다만 병원·생활치료센터 감독관 지원에 가족들은 우려가 컸다. A씨는 “가족에게 만약에 정말 감독관으로 투입되면 수능 이후 모텔이나 차에서 자겠다고 얘기도 했다”라고 설명했다.

다른 고교 교사 B씨는 수능 당일 일반시험장 내 유증상자가 사용하는 별도시험실에서 시험 감독을 한다. B씨도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면서 지원에 특별한 계기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B씨는 “수험생이 단 한 명도 수능을 못 보는 일이 없게 하겠다는 취지에 공감했다”면서 “누군가 해야 하는 일인데 이왕이면 내가 하자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변에서 걱정하긴 했다”면서 “별도시험실 운영이 안 돼서 수험생이 수능을 못 보는 불이익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해 감독관 지원을 했다”라고 밝혔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수능에 투입되는 관리·감독 인원은 모두 12만708명이다. 지난해 9만8925명과 비교해 2만1783명(22.0%) 증가한 수치다.

병원이나 생활치료시설 등에서 확진 수험생을 감독하는 경우 마스크, 고글, 장갑 등과 함께 레벨D 전신방호복을 입어야 한다. 자가격리 수험생 감독관에게는 마스크, 고글, 긴 팔 가운, 장갑 등 ‘4종 보호구’가 지급된다.

확진·자가격리자 수험생 감독관은 수능 종료 이후 진단검사를 받는다. 또 서울시교육청은 수능에 감독관이나 본부요원 등으로 참여한 교직원 가운데 희망자는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무료로 지원하기로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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