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끝나고 처음 맞이한 주말인 6일 대학별 고사가 치러지는 서울 주요 대학에서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감염 방지를 위해 수험생을 제외한 외부인의 교내 출입이 금지되고 차량 출입은 통제됐다.
코로나19로 수능 일정이 연기되는 등 힘겨운 한해를 보낸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감염우려로 불안하다”면서도 시험에 대한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이날 논술고사가 치러진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 학교 측은 지하철 한양대역의 입구사용을 제한하고 정문 앞에서 학부모를 포함한 외부인의 출입을 금지하고 있었다.
예년 같으면 고사장 건물까지 수험생을 데려다 줬을 학부모들은 지하철역 인근이나 정문 앞에서 자녀를 먼저 들여보내고 그 뒷모습을 한참 바라봤다.
학부모 이모씨(51)는 “코로나19에 감염이 될까봐 올해 걱정이 컸다”며 “수능은 큰일없이 지나간 것 같아 감사하다. 논술까지 아무일 없이 잘 마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부모 안모씨(43)는 “올해는 정말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었다”며 “특히 대학별 고사는 확진이 되면 아예 시험을 못보게 하니까, 그 점이 가장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부산에서 왔다는 학부모 강모씨(45)는 “내일도 다른 학교에서 시험일정이 있어서 매사에 조심하고 있다”며 “음식도 배달을 주로 이용하는 등 외부노출을 최대한 줄이고 손소독제도 수시로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오전 논술 시험을 치르고 고사장을 빠져 나온 홍모씨(18)는 “학교에서 손세정용 티슈도 나눠주고 책상 간 거리두기도 하는 등 방역수칙은 잘 지켜지는 편이었다”며 “시험을 치다보니 나중에는 코로나19보단 당장 내 논술시험이 더 걱정됐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에서는 학교 곳곳에 ‘외부인 출입금지’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특히 이날 서강대는 코로나19 확진자 방문이 확인돼 리치과학관(R관)을 임시 폐쇄하기도 했다.
학부모 A씨(51)는 “확진자가 방문한 것은 몰랐다. 한 번에 많은 학생이 시험을 쳐서 불안하긴 하지만 방역을 잘 했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로 카페 매장이용이 불가능해지면서 많은 학부모들이 정문 인근 담벼락에 기대 앉아 커피를 마시며 몸을 녹이고 있었다. 일부 학부모는 학교 인근 편의점에 자리를 잡고 자녀를 기다렸다.
경기 분당에서 왔다는 학부모 B씨(49)는 “논술시험 6개를 치르는데 이 중에 한 명이라도 확진자가 나오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되긴 한다. 어제도 논술 시험을 치르는데 사람이 정말 많더라”며 한숨 쉬었다.
B씨는 주변을 가리키며 “오후에 동국대에서 시험이 있어 다들 자녀를 데려가려고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며 “시험이 끝나면 주변에 있던 학부모 차들이 다 몰려들 것 같다”고 말했다.
차량에서 자녀를 기다리던 C씨(51)는 “올해 학원도 열고 닫고를 반복해서 아이를 지켜볼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며 “논술 시험도 사람들이 많이 모여 불안하지만 별 수 있나. 학교에서 방역을 잘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오는 22일까지 전국 대학에서 60만3000건의 논술·면접·실기 등 대면평가가 진행된다. 수능 직후 주말(12월5~6일)과 오는 12~13일에 평가일정이 집중됐다. 이 기간 각각 20만7000명과 19만2000명 등 약 40만명이 대학별고사를 치르기 위해 이동한다.
자가격리자의 대학별고사 응시 여부는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고 확진자는 일부 면접전형을 제외하면 응시가 제한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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