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방역 상황이 사실상 최후의 보루까지 밀렸다. 주말 효과가 감안된 7일 월요일에도 615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는데 이는 일일 확진자 발생 규모로 역대 다섯번째에 달하는 수치다.
당장 8일 0시부터 수도권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적용된다. 일각에서는 현재의 확산세를 감안하면 2.5단계도 약하다는 의견까지 나온다.
바이러스 전파가 용이한 계절임은 물론, 코로나19가 장기간 지속됨에 따라 시민들의 경각심도 낮아진데 따른 측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3차 유행이 시작되고 확산세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면서 방역 일선이 과부하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역학조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확진자의 절반도 따라가지 못하는 수준까지 밀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수도권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한 장소들에 한해서는 이전 집단감염 발생지의 방역을 진행하느라 소독이 하루 가량 미뤄지는 것은 다반사로 발생하고 있다. 그만큼 확진자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는 뜻이다.
일상 감염이 만연화되고 있다는 점도 역학 조사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과거 대유행에서는 교회와 보수단체 등 특정 대상이 있었지만 현재 확산세는 누구든 언제든지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는 상황이다.
서울의 신규 확진 사례만 보더라도 종로구 파고다타운과 동대문구 소재 병원, 동작구 소재 사우나, 구로구 소재 보험회사, 강서구 소재 댄스교습 등 직장과 집, 학원, 병원 등 쉽게 접할 수 있는 장소에서 집단감염이 쉴새 없이 터지고 있다.
이 때문에 방역당국도 이번 거리두기 2.5단계 적용을 통해 시민들의 외부활동과 접촉을 사실상 차단하는게 목표다. 헬스장과 당구장 같은 실내체육시설의 운영이 전면 중단되고 노래연습장, 직접판매 홍보관, 공연장처럼 실내에 사람이 모이는 곳들도 모두 문을 닫아야 한다.
문제는 이 같이 거리두기 단계를 높여도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도 이같은 점을 인지하고 있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지난 5일 “중앙과 지방자치단체에서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접촉자 추적에 나서고 있지만, 감염 확산의 규모가 크고 사례가 너무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감염경로를 조사 중인 사례도 약 20% 정도로, 이는 전주와 비교하면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동량 감소에도 확산세가 떨어지지 않는 점도 거리두기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원인 중 하나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동통신 가입자 정보 분석을 통해 나타난 지난달 21, 22일 수도권 이동량은 3213만5000건으로 직전 주말인 14, 15일에 비해 10.5%가 감소했다. 28, 29일 이동량은 2767만 건으로 22.9%가 줄었다. 같은 기간 비수도권도 이동량이 각각 11.6%, 20.8%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지만 확진자는 오히려 늘었다.
이는 환경이 겨울로 바뀌면서 실내 활동에 따른 감염이 늘어나고 가족과 지인 간 감염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이번 대책에서도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미다. 2.5단계에서도 확산세가 멈추지 않으면, 3단계에 진입한다고 하더라도 쉽사리 전파 고리를 끊을 수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만약 확산세를 멈출 수 없다면 당장 병상 확보가 가장 큰 문제다. 서울시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감염병전담병원 병상가동률은 수도권이 79.4%, 서울시는 89.4%다.
서울시는 이날 동부병원을 감염병전담병원으로 지정해 병상 81개를 추가하고, 보라매병원에도 병상 26개를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
만약 확진자가 계속 늘어서 800명을 넘으면 대한중환자의학회가 지적한 대로 대형 임시병원 만드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정부 관계자는 “일단 추가적으로 마련할 수 있는 병상부터 시급히 확보하고 상황별 병상 확보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시는 시립병원 유휴공간에 컨테이너형 치료공간 150개를 15일 이전까지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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