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외출·외박 제한 장기화에 파주지역 상인들 ‘한숨’

  • 뉴시스
  • 입력 2020년 12월 7일 1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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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몇주째 군인들 얼굴조차 구경못해
문닫은 점포 20~30%…열었어도 '파리' 날려

“3차 재난지원금 언제 나온대요?”

하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600명대에 접어들면서 방역당국이 8일 0시부터 3주간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2.5단계로 상향키로 한 가운데 군인 매출 의존도가 높은 파주 접경지역 상인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7일 오후 경기 파주시 문산읍 일대 상권. 인근에 군부대가 많아 코로나19만 아니었다면 휴가·외출 장병들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는 곳이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벌써 몇 주째 군인들은 구경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역시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일부 시민을 제외하면 거리는 인적조차 드물 정도로 사람이 없었다. 김밥집부터 카페, 족발집, 곱창집까지 주변 점포들을 둘러봐도 내부에 손님이 있는 곳은 드물었다.

한 곱창집 업주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상향에 따른 군인 외출·외박 제한 장기화 영향을 묻는 질문에 뜬금 없이 “재난지원금 언제 나온다는 얘기 없어요? 그거라도 주면 배달은 좀 늘어나는데…”라며 한숨을 내쉬어 이미 한계까지 온 상인들의 심정을 짐작하게 했다.

그는 “평소에는 평일 저녁에 하루 7~8테이블을 받았는데 이제는 3~4테이블도 힘들다”며 “군인들이 못나오는 것도 문제지만, 당장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상향 소식에 연말에 잡혀있던 예약도 모두 취소됐다”고 토로했다.

이미 주변 음식점 중 상당수는 별다른 안내문조차 없이 불이 꺼져 있었다. 정기휴일이 많은 월요일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문을 닫은 점포가 전체의 20~30%에 달할 정도로 많아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상권 영향을 실감할 수 있었다.

영업을 해도 장사가 안 되기는 마찬가지지만, 음식점 입장에서는 예민한 ‘장사가 안돼서 문을 닫았다’는 소리가 나올까봐 문을 열고 있는 곳도 상당했다.

한 카페 아르바이트생은 “얼마 전까지 같이 일하던 동료도 매출이 줄어들면서 그만두게 됐다”며 “다른 곳은 잘 모르겠지만, 군인들은 나오면 꼭 한 번씩 음료를 사먹기 때문에 매출에 영향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해장국집 관계자는 ‘타지역에 비해 문산은 군인 의존도가 낮지 않느냐’는 질문에 “어떤 분들은 손님이 군인만 있냐고 얘기를 하는데 군인을 상대로 장사하는 상인들도 손님이라는 생각은 못하는 것 같다”며 “그 사람들이 돈을 벌어야 나도 음식을 파는데 당장 문을 닫을 처지니 음식점이라고 잘 되겠냐”고 핀잔을 주기도 했다.

그나마 문산지역은 5만명 가까운 인구가 거주해 군부대 바로 앞 지역에 비해서는 영향이 덜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전반적인 경기침체에 군부대 외출·외박 제한 영향까지 겹치면서 어려울대로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파주시는 문산지역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17년부터 3년간 문산자유시장에 대한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을 통해 무료 DMZ 평화관광과 DMZ야시장 등 상권 활성화 프로그램을 마련했으나, 올해 코로나19 발생으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파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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