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용 한글 점자인 ‘훈맹정음(訓盲正音)’을 창안한 인천 출신 송암 박두성 선생(1888∼1963)이 사용했던 유물이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인천시는 송암이 생전에 사용한 제판기와 점자 타자기, 인쇄기 등 48점이 ‘한글점자 훈맹정음 제작 및 보급유물’(등록문화재 제800-1호)이 됐다고 7일 밝혔다. 훈맹정음 사용법에 대한 원고와 당시 제작 과정을 기록한 일지 같은 기록물도 포함됐다. 이들 유물은 미추홀구 송암박두성기념관에 전시돼 있다.
시와 미추홀구는 7월 이들 유물에 대한 조사와 인천시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문화재청에 등록을 신청했다. 문화재청은 훈맹정음이 일제강점기에 탄생한 시각장애인을 위한 고유 언어로 관련 유물이 문화적 가치가 크다고 판단했다. 시 관계자는 “2022년까지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건립할 예정인 국립세계문자박물관에 ‘훈맹정음전시관’을 설치해 관련 유물을 전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송암은 인천 강화군 교동면에서 태어나 한성사범학교를 졸업한 뒤 인천 영화학교 교장을 지냈고, 1926년 최초의 한글점자인 훈맹정음을 발표했다. 그 뒤 점자책을 발간하는 등 시각장애인을 위한 사업에 한평생을 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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