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강화하며 ‘학원집합금지’
‘3주 학습공백’ 격차 커질까 걱정
개인과외-학원특강수요 더 몰려
맞벌이는 돌봄공백 부담까지 커져
문 닫힌 학교 서울 모든 중고교가 원격수업으로 전환한 7일 서울 종로구 덕성여중의 교문이 닫혀 있다.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 두기가 2.5단계로 올라가면서 8일부터는 수도권 학교들의 등교 인원도 3분의 1 이하로 제한된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정부가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 시행을 결정하며 3단계 조치인 ‘학원 집합 금지’ 조치를 포함하자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다. 학교 밀집도 기준 강화로 등교일수도 줄어든 상황에 학원마저 끊겨 학력 격차가 걱정된다는 우려 탓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들은 돌봄 공백까지 걱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7일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전국 815개교가 등교수업을 중단했다. 직전 수업일인 4일(157곳)보다 658곳 늘어난 수치다. 급증 이유는 서울지역 중고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이날부터 18일까지 등교를 전면중단하고 원격수업으로 전환한 영향이 컸다. 서울에서만 총 743곳이 등교를 중단했다. 그 외 수도권도 거리 두기 단계 격상에 따라 등교 인원 및 일수를 줄였다.
이에 더해 수도권 학원이 집합금지 시설에 포함되자 학부모들은 학력 격차가 더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대부분의 중고교가 이달 중 2학기 기말고사를 치를 예정이라 학생과 학부모들의 걱정이 크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수도권의 학원, 교습소 집합금지를 풀어 달라” “차라리 2학기 기말고사를 폐지해 달라”는 내용의 학생과 학부모들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학원 집합금지 조치는 28일까지 이어진다. 약 3주간 학습 공백을 걱정하는 일부 학부모 사이에선 개인과외나 화상과외 등으로 바꾸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내년 1월부터 진행되는 사설학원의 겨울방학 특강 수요도 늘고 있다. 서울의 한 유명학원 관계자는 “겨울특강 접수를 이미 마감했는데, 추가 접수를 문의하는 학부모가 많아졌다”고 전했다.
특히 초등 저학년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학교 내 돌봄교실을 이용한다고 해도 운영시간이 통상 오후 5시까지라 그간 많은 맞벌이 부부가 방과 후에 학원 수강을 이용해 돌봄을 해결했다. 초등학교 2학년 학부모 이모 씨(35)는 “활동 반경이 넓은 청장년층을 위한 직업훈련시설은 그대로 두면서, 초등학생들이 다니는 학원들을 전면 중단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토로했다.
유치원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놀이학교’나 ‘영어유치원’도 규정상 학원으로 등록돼 갑작스럽게 휴원을 결정한 곳이 많다. 자녀를 영어유치원에 보내고 있는 학부모 박모 씨(41)는 “갑작스러운 휴원에 회사에 눈치를 보고 휴가를 낼 수밖에 없었다”며 “남은 3주를 어떻게 버텨야 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일부 영어유치원은 원격수업으로 전환했지만, 초중고교 학생들도 힘들어 하는 원격수업을 유아 스스로 해내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이날 한국학원총연합회는 입장문을 내고 “학원 운영이 중단돼도 개인 과외 교습을 받을 수 있는 형편의 학생은 보충이 가능하기 때문에 학력 격차가 더 심화될 것”이라며 “학생들이 불법이나 탈법 기관으로 이동할 경우 오히려 대응이 더 어려워지고 학생 감염이 확산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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