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신규확진 최대 750명 전망… “수도권 코로나 전시상황”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8일 03시 00분


주말 이틀연속 600명대 확진
7일 615명중 수도권 73% 차지… “내주 매일 환자 900명 가능성도”
고령층 감염 늘며 노인시설로 확산… 중증 병상확보가 ‘발등의 불’
文대통령 “軍-경찰 투입” 지시… 경찰, 수도권에 ‘을호 비상’ 발령

지금 같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면 이번 주에 매일 550∼750명, 다음 주에는 900명씩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방역당국의 전망이 나왔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7일 브리핑에서 “지금은 코로나19가 국내에 유입된 이래 가장 큰 위기 상황으로 현재의 유행은 일시적, 지역적이 아닌 지속적, 전국적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도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수도권은 이미 코로나19 전시 상황”이라며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1, 2주 후 확진자가 1000명을 넘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7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615명 중 국내 발생은 580명인데 이 중 72.8%인 422명이 수도권에서 나왔다. 갈수록 상황이 나빠지자 정부는 병상 부족 현실화를 우려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치사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증환자 병상 확보가 문제다. 최근 유행의 비중이 젊은층에서 중장년층으로 옮겨가는 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연령대별 확진자 수를 보면 3차 유행 초기인 11월 둘째 주(8∼14일)에 20대(367명·17.8%)가 가장 많았다. 하지만 11월 넷째 주(22∼28일)에는 40대(535명·17.9%)가, 최근 1주간(11월 29일∼12월 5일)에는 50대(669명·18.6%)가 가장 많았다.

젊은층에 비해 고령층과의 접촉 빈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50, 60대 환자가 늘면서 노인시설 집단감염도 증가하고 있다. 노인시설 집단감염은 중증환자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방대본이 7일 발표한 주요 집단감염 13건 중 6건이 요양원이나 요양병원, 데이케어센터 등 노인시설에서 발생했다. 이 중 울산의 한 요양병원에선 7일 62명의 환자가 추가돼 입원환자, 간호사, 요양보호사 등 관련 누적 확진자가 101명으로 늘었다. 이 병원은 현재 코호트(동일 집단) 격리 상태다. 이 병원 관련 첫 확진자의 감염 경로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울산시는 8일 0시를 기해 사회적 거리 두기를 1.5단계에서 2단계로 높이고 연말까지 모든 요양병원 종사자와 환자들을 전수 검사하기로 했다.

노인시설 집단감염이 늘자 방역당국은 타액 검사 및 항원 검사를 확대하기로 했다. 기존의 유전자증폭(PCR) 검사에 비해 검체 채취가 간편하고 검사 시간이 짧은 두 검사를 요양병원 등에 선제적으로 실시해 확진자를 찾아내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방역당국은 병상 부족 문제 해소를 위해 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에서 완치자의 격리 해제 기준을 완화하기로 했다. 예컨대 검사를 통한 해제 기준을 ‘확진 7일 경과 후 24시간 간격으로 연속 2회 음성’에서 7일 경과 기준을 빼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주부터 공무원, 군, 경찰 등을 투입해 수도권의 역학조사 역량을 강화하라고 7일 지시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수도권에 있는 지방경찰청에 ‘을호 비상’을 발령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수도권에 을호 비상이 내려지는 건 처음이다. 테러나 재난상황 발생 등으로 치안질서가 흔들리거나 예견될 때 적용되는 경찰의 비상근무 태세다. 방역당국은 “군인과 경찰 등을 역학조사 지원 인력으로 투입하는 계획을 수립 중이다”라며 “기초교육을 거쳐 역학조사 결과 입력, 추적조사 지원, 검체 이송 등 주로 역학조사와 관련된 행정 지원에 투입하는 쪽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상운 sukim@donga.com·강동웅 / 울산=정재락 기자
#코로나19#확진 환자#수도권 전시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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