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성폭행범 조두순의 출소일이 일주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피해 아동을 지원해온 신의진 연세대 소아정신과 교수는 “조두순은 그냥 성범죄자가 아니다”며 “12년이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아직 교정이 될 가능성이 안 보이는 사람을 바로 피해자를 코앞에 갖다 놓은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폭력학대예방협회 회장인 신 교수는 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너무너무 잔혹하게 한 아이를 정말 죽이다시피 한 거고, 사람을 동물 취급했다고 할 정도”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신 교수는 “저는 사실 1년에 한 500명 정도 성폭력 피해 어린이를 진료를 하는데, (조두순의 범행은) 정말 엽기적이었다”며 “상처가 이루 말을 못 하고, 어떻게 사람을 이렇게 할 수 있었을까, 이걸 강간으로 할 문제가 아니라 저는 살인미수, 살인이라고 생각을 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본인이 (동물을 학대했다고) 자랑까지 하고 있는데, 폭력성은 똑같은 것”이라며 “술을 조금 먹고 충동성이 나오면 상대방이 어떤 고통을 느낄 것인지에 대해서 전혀 공감을 못 하는 성격이다. 그러니 술만 조금만 먹고 그러면 아이한테 하든, 동물한테 하든 (재범 우려가 있다.) 동물도 생명체지 않느냐. 이 사람은 생명체 자체에 대한 고통에 공감이 안 되는 사람 같다”고 말했다.
조두순이 수감 중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이수한 것과 관련해선 “저는 그 심리치료가 심리치료일까에 대한 의문이 있어서 겨우겨우 구해서 한 장짜리 요약한 걸 봤다”며 “그거는 치료라고 붙이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흔히 심리치료라고 하면, 치료를 해서 효과성을 검증하는데, 그 효과성이 3년 지속돼야 한다”며 “그런데 효과성 검증이 안 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성범죄자의 경우) 다양한 그룹이 있다. 그 사람의 유형에 맞춘 치료를 해야 된다”며 “제가 본 프로그램에는 전혀 그게 없었다. 이런 식으로 교육하는 것을 치료라고 부르면서 550시간을 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라고 꼬집었다.
또 신 교수는 “사춘기 이후로 아이가 사실 굉장히 안정이 돼서 공부도 잘하고 정말 보통의 아이들처럼 지냈는데, 자꾸 이런 사건을 접하면 또 무너질까 봐 아버님이 극구 언론에 나오는 성폭력 관련 뉴스를 다 못 보게 했었다”며 “그래서 아이는 가급적으로 피해 왔는데, 이번에는 현실로 다가왔지 않느냐. 다시 12년 전 현실로 다가오니까, ‘우리는 왜 이런가’ (하며) 온 가족이 다 울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실 우리나라의 형벌은 주로 그 죄에 대한 책임을 짓는, 쉽게 얘기하면 그냥 감옥 가고 형을 사는 쪽으로만 많이 만들어져 있다”며 “가해자가 (감옥에서) 나왔을 때 범행을 막고 억제하고 제한하는 쪽, 소위 말하는 보안 처분 쪽은 전혀 체계화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조두순은 2008년 12월 경기 안산시 단원구 한 교회 앞에서 같은 동네에 거주하는 초등학생 피해자를 교회 안 화장실로 납치해 강간 상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12년형을 선고 받았다.
이번 주말 만기 출소하는 조두순은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7년간 착용해야 한다. 5년간 ‘성범죄자 알림e’를 통해 신상정보가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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