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비 안 주면 실명 공개되고 최대 징역 1년 처벌 가능해졌다

  • 뉴시스
  • 입력 2020년 12월 9일 17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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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치 명령 받고서 1년 이내 미지급시 형사처벌 가능
여가부가 채권자 신청받아 실명·주소·채무액 등 공개
출국금지도 가능…출입국관리법 개정돼야 효력 발생

앞으로 정당한 이유 없이 자녀에게 양육비를 주지 않는 사람은 실명이 공개될 수 있고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을 수 있다.

국회는 9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양육비이행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은 자녀나 양육권자에게 양육비를 지급할 의무가 있는 사람이 이를 어긴 경우 국가가 명단을 공개하고, 출국을 금지시키거나 형사 처벌까지 받게 할 수 있게 했다.

먼저 가정법원에서 감치 명령을 받은 양육비 채무자가 다시 1년 내에 돈을 주지 않으면 1년 이하 징역에 처하거나 1000만원 이하 벌금을 물릴 수 있다. 다만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으면 검찰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양육비 채무자가 주소지를 허위로 신고하거나 주소지에 없는 경우 감치 집행이 어려운 점을 개선하고 양육비 이행 책임을 강화하고자 형사 처벌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양육비를 받지 못한 양육권자(채권자)가 신청하면 여가부가 인터넷에 채무자의 신상 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

채무자에게는 먼저 3개월 이상의 소명 기회가 주어진다. 이후 양육비이행심의위원회(위원회) 심의를 거쳐 공개가 결정되면 채무자의 실명, 나이, 직업과 양육비 채무액은 물론 주소가 사는 곳의 건물번호까지 공개된다.

여가부 장관은 위원회 심의·의결를 거친 뒤 법무부에 채무자의 출국금지를 직권으로 요청할 수 있다. 감치 명령을 받은 양육비 채무자가 지급을 미룰 경우다. 출국금지 명령은 채무자가 양육비를 지급했거나 재산을 압류당한 뒤 해제된다.

출국금지 조항은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돼야 효력을 갖는다. 이 법안은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돼 심의 중이다.
이번 양육비이행법 개정으로 자녀가 양육비를 받지 못해 생활고를 겪는 일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6월 감치 명령을 받은 양육비 채무자의 운전 면허를 정지시킬 수 있지만 시민사회에서 실효성을 더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2015년 정부가 양육비이행관리원을 통해 양육비 지급을 지원하고 있지만, 올해 6월 기준으로도 양육비를 제때 준 사람이 전체 36.9%에 불과했다.

여가부에 따르면 전체 미혼, 이혼 한부모의 78.8%가 양육비를 받지 못하고 있다. 산하 양육비이행관리원에 신청된 사건 중 양육비가 지급된 사례는 37.5% 수준이다.

여가부는 “양육비 이행이 단순한 사인 간 채권·채무의 문제가 아니라, 아동의 생존권 보장과 복리 실현을 위해 양육비 채무자가 그 이행 의무를 다하도록 제도를 마련한 것이 국가의 책무임을 확인한 것이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고 평가했다.

이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양육비이행법 개정안은 정부가 15일 이내에 국무회의를 열고 공포하면 6개월 뒤에 시행된다. 이르면 내년 6월 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는 이날 공공기관이 성인지 통계를 산출하도록 하는 ‘양성평등기본법’ 개정안, 국가기관 및 지방자치단체장 등에게 성폭력 발생 사실 신고 의무를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함께 통과시켰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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