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성희롱·성폭력 근절 특별대책위원회가 박원순 전 시장 성추행 의혹 사건 발생 5개월 만에 후속 대책을 발표했다. 사건 처리 기간을 단축하고 시장이 가해자면 외부에 신고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지만, 대책위 출범의 계기였던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건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았다.
10일 대책위에 따르면 앞으로 시에서 성폭력이 발생하면 피해자 상담·신고·조사·징계 등의 절차를 여성가족정책실 여성권익담당관이 일괄 처리한다. 대책위 관계자는 “기존에는 단계별 기구가 나눠 있어 피해자 상담부터 가해자 최종 징계까지 8~12개월이 걸렸으나, 이렇게 창구가 단일화되면 3~4개월 내에 처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이 성폭력 가해자일 경우엔 사건을 인지하는 즉시 여성가족부에 알리고 경찰과 국가인권위원회가 조사하도록 하는 규정도 신설했다. 박 전 시장이 2018년 만든 성폭력 사건 매뉴얼엔 시장이 가해자일 경우에 대비한 조항이 따로 없었다.
아울러 공무원 징계규칙에 2차 가해 징계 규정을 포함하기로 했다. 또 시장 비서직을 일반직과 동일한 절차로 선발하고 명확한 업무 지침도 마련한다. 대책위는 “방문객 응대 및 집무환경 조성 업무는 암묵적으로 젊은 여성이 수행해왔다”며 “시장실에 설치된 수면실은 불필요한 서비스 노동을 제공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날 대책위가 내놓은 후속 대책은 대책위가 꾸려진 계기였던 박 전 시장 사건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대책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진상조사보다는 조직문화 진단과 대책 마련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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