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사랑방이 일자리도 만들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11일 03시 00분


서울 도시재생사업 지역에 주민주도형 재생기업 19곳 운영
지역민 채용하고 문화행사 개최… SW-재생가구 만들어 수익 창출도
市, 보조금 외 홍보-법률까지 지원

서울 성동구 마장동에 거주하는 어른과 아이들이 ‘못생긴 나무가 숲을 지킨다’ 카페에서 열린 창의예술 프로그램에 참여해 찰흙으로 호박 모형을 만들고 있다. 어바웃엠 협동조합 제공
서울 성동구 마장동에 거주하는 어른과 아이들이 ‘못생긴 나무가 숲을 지킨다’ 카페에서 열린 창의예술 프로그램에 참여해 찰흙으로 호박 모형을 만들고 있다. 어바웃엠 협동조합 제공
서울 지하철 5호선 마장역 2번 출구에서 나와 주택가 골목을 5분가량 걷다 보면 ‘못생긴 나무가 숲을 지킨다’라는 간판을 단 카페가 나온다. 이 카페는 성동구 마장동 주민들 사이에서 특별한 장소로 꼽힌다. 평소에는 커피를 팔지만 책 읽기 활동, 공예교육 등의 문화활동과 각종 마을 문화행사도 이곳에서 열린다. 이 같은 일이 가능했던 건 카페가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협동조합인 ‘어바웃엠 협동조합’을 통해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어바웃엠은 커피를 판매한 수익금으로 카페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을 마련하는 한편, 마을 주민에게는 무상으로 공간을 대여해 부족한 마을 인프라를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육아 때문에 경력이 단절된 주민을 상주 직원으로 채용하는 등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했다. 지난해 말부터는 서울시 도시재생기업(CRC)으로 선정돼 보조금을 받고 다양한 마을 프로그램도 개발하고 있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어바웃엠 협동조합처럼 서울시 도시재생기업으로 선정돼 지원을 받는 곳은 총 19곳이다. 지난해 12곳에 이어 올해 서울역 일대와 성수동, 가리봉동 등의 협동조합 7곳이 추가로 선정됐다. 도시재생기업이란 공공이 주도하는 도시재생사업 이후에 주민이 주도해 도시재생이 이어질 수 있도록 지역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 중심 기업’을 말한다. 심사를 통해 서울시 도시재생기업으로 선정되면 공간조성비, 사업개발비, 인건비 등 사업 계획에 따라 최대 8000만∼2억8000만 원의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도시재생기업들은 마을 도시재생에 기여하는 동시에 적지 않은 매출도 기록하고 있다. 어바웃엠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졸업식에 가지 못하는 지역 내 학생들을 위해 ‘학사모 촬영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 올 10월 기준 85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기술 개발을 통해 마을 도시재생에 기여하면서 수익을 창출한 곳도 있다. 서울 용산구 해방촌에 위치한 ‘더스페이스프랜즈’는 이 지역에 다문화 가정이 많다는 특성에 맞춰 한국어 교육을 제공해 왔다. 특히 올해 코로나19로 대면수업이 어려워지자 이 기업은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와 함께 ‘실시간 다중화상회의 플랫폼’을 개발하고 비대면으로 한국어 강의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지난달 기준 45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강동구 암사동 도시재생기업 ‘오라클라운지’의 경우 폐목자재와 페인트로 만든 리사이클 가구를 판매하는 한편 지역 내 집수리 사업을 진행해 올 9월 기준 48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서울시는 도시재생기업을 계속 발굴하고 지원할 방침이다. 예비 도시재생기업을 위해선 사업 아이템 발굴부터 법인 설립, 비즈니스 모델 창출까지 맞춤형으로 지원한다. 도시재생기업에 선정되면 재정 지원 외에도 세무, 회계, 홍보마케팅, 법률, 공간 컨설팅, 시장 분석 등 다양한 영역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동네사랑방#일자리#도시재생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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