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공공배달앱 ‘특급배달’
자영업자 영업비용 크게 줄여줘
목요일마다 ‘100원 농식품’ 판매
경기 화성시에서 프랜차이즈 치킨집을 운영하는 이모 씨(44)는 ‘배달의민족’ 등 민간업체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의 중개수수료로 한 달에 약 300만 원을 낸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배달 주문이 폭증하면서 배달 앱 수수료는 20% 이상 늘었다. 이 씨는 “코로나19로 배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민간업체 배달 앱의 비싼 수수료 때문에 고심했는데 경기도가 개발한 배달 앱을 사용한 뒤 일일 순이익이 최소 15만 원 증가했다. 너무 만족한다”고 말했다.
경기도가 1일부터 화성과 오산, 파주 등 3곳에서 공공배달 앱 ‘배달특급’을 시범으로 운영하고 있다. 배달특급은 경기도주식회사가 8개월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NHN 페이코 등과 민관 협력을 통해 만들었다. 독과점 체제의 배달 앱 시장을 공정 경쟁으로 유도하고 소상공인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내놓은 대안이다.
소비자는 민간업체 배달 앱처럼 구글플레이 또는 앱스토어에서 배달특급 앱을 내려받은 뒤 사용할 수 있다. 경기도주식회사 관계자는 “보통 민간업체 배달 앱은 6∼13%의 중개수수료를 받지만 배달특급의 수수료는 1%”라며 “소비자가 배달특급을 이용할 때 경기도지역화폐를 사용하면 최대 15% 할인을 더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주식회사에 따르면 배달특급은 10일까지 5171개 업체와 6만7000여 명의 소비자가 가입했다. 일일 평균 매출은 1억2000여만 원. 단순 비교를 해보면 배달특급을 활용해 한 달 1000만 원의 매출을 올린 가맹점주는 민간업체 배달 앱을 사용했을 때보다 120만 원가량 영업비용을 줄일 수 있다.
배달특급을 이용하는 가맹점주들은 “배달특급이 지속 가능하려면 소비자가 많이 이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오산에서 중국집을 운영하는 최모 씨(53)는 “아무리 수수료가 싸도 소비자가 배달특급을 이용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며 “민간 배달 앱은 주로 요일별로 특정 브랜드 제품을 할인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경기도와 가맹점주도 소비자를 위한 창의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주식회사는 소비자들의 앱 이용을 촉진하기 위해 10일부터 내년 1월 28일까지 매주 목요일 오전 11시에 도내 각지의 우수 농식품을 100원에 선착순으로 살 수 있는 ‘배달특급×마켓경기 100원딜’ 행사를 진행한다. 이번 행사는 배달특급 가입 회원을 대상으로 한다. 첫날 꿀고구마 5kg 한 박스 판매를 시작으로 국산 포기김치(3kg), 친환경 학교급식 잡곡세트(2kg) 등으로 상품을 구성했다.
경기도주식회사는 내년까지 용인과 광주 등 27개 시군으로 대상지를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에서 운영 중인 ㈜허니비즈와 ㈜먹깨비 등 공공배달 앱 관련 기관들과 내년 초까지 전국 단위 공공배달 앱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이석훈 경기도주식회사 대표이사는 “배달특급을 안정적으로 정착시켜 소상공인의 시름을 덜어주고 소비자들의 만족을 높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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