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서울 검사자수 5일연속 1만명 넘겨
市, 선별진료소 운영시간 연장
수도권 150곳에 임시진료소 설치
13일 오후 3시경 서울 강서구 보건소.
보건소 입구에서 시작된 줄은 건물을 한 바퀴 빙 둘러싼 뒤 100m가량 떨어진 지하철 9호선 등촌역 앞까지 이어졌다. 인근 골목들엔 주차 공간을 찾지 못한 시민들이 아무렇게나 세워둔 차량들이 가득했다. 막 검사를 마치고 나온 A 씨는 “대기 줄에서만 1시간 반 이상 기다린 뒤에야 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서 확진자들이 갈수록 늘어나며 의심 증상자나 접촉자 등을 검사하는 선별진료소도 포화 상태에 이르고 있다. 강서구와 강남구 보건소는 12일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검사자만 1000명을 넘어섰다.
서울은 2개월 전만 해도 시 전체 검사 숫자가 하루 3000건 안팎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2일까지 2주 동안 서울의 평균 검사는 3배가 넘는 9521건으로 늘어났다. 심지어 8일부터는 5일 연속 1만 건을 넘어섰다.
12일 1017건으로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많았던 강서구 보건소는 13일도 혼잡함이 이어졌다. 특히 관련 확진자가 130명을 넘는 집단 감염이 발생한 성석교회 교인이 몰리며 검사 대상이 크게 늘었다. 이 교회는 전체 교인이 약 1000명으로 최근 예배에 480명가량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인 B 씨는 “교회에서 교인 모두에게 검사를 받으라고 공지했다”며 불안해했다.
별다른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눈이 내리고 날씨도 춥다 보니 대기 줄은 갈수록 간격이 좁아졌다. 보건소 직원들은 계속해서 돌아다니며 “간격을 벌려 달라”며 큰 소리로 외쳤다. 한 직원은 “오전 일찍부터 길게 늘어섰다. 최대한 부지런히 검사를 진행했지만 대기 인원이 갈수록 늘어 감당이 안 된다”고 답답해했다.
12일 서울에서 두 번째로 검사자가 많았던 강남구 보건소(1001건) 역시 13일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보건소를 찾은 시민들은 직원 안내를 빠르며 질서정연하되 빠르게 문진표를 작성하고 검체 채취를 받았다. 하지만 속도를 내도 새로 검사를 받으러 오는 이들이 많아 줄은 점점 더 길어졌다. 시민 C 씨는 “고등학생 딸이 검사를 받아야 해서 함께 왔다. 애가 다니는 학교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며 “대기자 중에도 확진자가 있을 텐데 행여 옮기기라도 할까 봐 걱정”이라고 했다.
의료진도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검사 대상도 늘었지만, 서울시는 보건소 선별진료소 운영 시간을 평일 오후 9시, 주말 오후 6시까지 연장했다. 한 보건소 관계자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긴 하지만, 근무시간 조절은 고사하고 중간에 쉴 틈도 없어 누가 쓰러지기라도 하면 어쩌나 우려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14일부터는 선별진료소 정체가 다소 누그러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부터 내년 1월 3일까지를 ‘집중 검사 기간’으로 정하고 수도권 150곳에 임시 선별진료소를 설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역과 용산역은 물론 주요 대학가나 집단감염 발생 지역에도 설치돼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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