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예비위원 투입 없이 4명 투표” 이탈 2표 이상 나오면 셈 복잡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14일 21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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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수위는 15일 법무부 징계위원회 2차 심의가 끝나는 대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출석 예정인 징계위원은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이용구 법무부 차관, 신성식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 안진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4명이다. 10일 1차 회의 때 개인적인 사정을 이유로 불참한 판사 출신 A 변호사는 이번에도 출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최종 징계 수위를 결정하는 의결정족수는 출석한 4명의 과반수인 3명이다. 합의 과정에서 3명 이상의 징계위원들이 같은 의견을 내면 징계 수위가 쉽게 결정되지만 이탈 표가 2표 이상 나오면 셈법이 복잡해진다.

● 법무부 “예비위원 투입 없이 4명이 투표”

추미애 법무부 장관 대신 위원장 대행을 맡은 정 교수는 1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 교수는 “징계위원들과 논의해 윤 총장 측에 직접 질문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위원회만 증인을 심문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바꾼 것이다. 그는 또 “한동수 대검찰청 감찰부장이나 류혁 법무부 감찰관 등 주요 증인이 안나오거나 증인 심문이 너무 길어지면 15일 결론이 안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추가 기일의 속행 가능성을 열어 둔 것이지만 다른 징계위원들은 속행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정 교수는 의결정족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예비위원 투입에 대해선 “10일 1차 회의처럼 2차 회의도 예비위원 투입 없이 진행하겠다”며 선을 그었다. 징계청구자라 배제된 추 장관 및 스스로 회피한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 대신 심의에 참여할 예비위원 2명을 지명해 7인의 ‘완전체’ 위원회에서 심리를 받게 해달라는 윤 총장 측 요청을 거부한 것이다. 정 교수는 “1차 회의 때 참여시키지 않은 예비위원을 2차 회의 때 갑자기 참석시키는 것도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윤 총장 측이 미리 정해둔 예비위원을 투입해 빈 자리를 채워달라고 한 이유는 징계위 구성의 공정성 때문이다. 현재 구성된 4명으로 의결을 강행할 경우 과반수인 3명이 같은 의견으로 윤 총장에 대한 징계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대검 참모인 신 검사장 외에 정 교수와 안 교수, 이 차관은 모두 추 장관과 가까우며, 검찰개혁 드라이브에도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윤 총장 측 요청대로 검사로 구성된 예비위원 2명이 위원회 빈자리를 메운다면 의결정족수는 3명이 아닌 4명으로 늘어난다. 윤 총장 측은 1일 열린 법무부 감찰위원회 회의록 열람 등이 가능하다는 연락을 14일 오후 6시 법무부로부터 받았지만 현실적으로 검토가 불가능해 열람을 거부했다.

● 과반 나오지 않아도 재투표 없이 결정

검사의 징계 수위는 해임, 면직, 정직, 감봉, 견책 등 5가지다. 통상 징계위원들은 만장일치로 의견을 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과반 의견이 나오지 않으면 계산법이 독특하다.

검사징계법은 과반이 나오지 않을 경우 징계혐의자에게 가장 불리한 의견부터 덜 불리한 의견을 차례로 나열한 뒤 과반째 되는 의견을 따르도록 하고 있다. 만약 해임 2명, 정직 6개월 1명, 정직 1개월 1명 등의 의견이 나온다면 3번째 의견인 정직 6개월을 징계 수위로 정하는 방식이다. 감찰 업무 경험이 있는 한 검사는 “첫 번째, 두 번째 발언권자가 어떤 의견을 내는지가 의견 합의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총장에게 표결의 세부적인 내용까지 공개할지는 미지수다.

법조계에서는 윤 총장 측이 향후 불복소송을 제기할 경우나 법령상 규정된 검찰총장의 임기보장 등을 고려해 징계위 내부에서 해임이나 면직 등 강수보다 정직 수준의 타협점을 찾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직의 경우 1개월부터 6개월까지 가능한데, 윤 총장의 임기가 내년 7월까지여서 6개월 정직은 사실상 해임이나 마찬가지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위은지 기자wiz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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