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 7km분지는 5만년전 운석 떨어진 자리”

지름 200m 운석 충돌… 국내 첫 확인
지질硏, 1년 현장분석 끝에 결론

5만 년 전 운석 충돌로 형성된 경남 합천군 적중-초계 분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경남 합천에 있는 움푹 파인 분지가 5만 년 전 운석 충돌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반도에서 운석 충돌구의 직접 증거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국토지질연구본부 지질연구센터 연구팀이 경남 합천군 적중면과 초계면에 걸쳐 있는 지름 약 7km의 그릇 모양 지형인 적중-초계분지가 운석 충돌구임을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최근 국제학술지 곤드와나 리서치에 발표됐다.

올해 1월부터 현장조사를 진행한 연구팀은 깊이 142m 시추코어(땅을 뚫어 지각을 조사하는 방법) 조사와 탄소연대측정 결과를 통해 적중-초계분지가 약 5만 년 전 운석 충돌로 생겼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운석이 지표와 충돌하면 충격파가 일어나 거대한 웅덩이를 형성한다. 충격파의 영향으로 기존 암석과 광물 내에 암석 변성 흔적이 남는다. 연구팀이 변성 흔적을 확인한 결과 142m 깊이의 석영광물 입자와 130m 깊이의 셰일암석에서 암석 변형 증거를 확인했다. 분지의 퇴적층에서 발견된 숯을 이용한 탄소연대측정 결과 운석 충돌이 약 5만 년 전에 발생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운석 충돌구 규모로 운석의 크기와 충돌 당시 에너지를 예측한 결과 지름 약 200m 크기의 운석이 떨어진 것으로 추정됐다. 충돌로 발생한 에너지는 1400메가톤(Mt·1Mt은 TNT 100만 t을 폭발시켰을 때의 폭발력)으로 1980년 미국 세인트헬렌스 화산 폭발 당시 발생한 총에너지와 맞먹는다.

김민수 동아사이언스기자 r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