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링 가장한 폭력에 고교생 의식불명”…부모 ‘울분’

  • 동아닷컴
  • 입력 2020년 12월 15일 10시 25분


“얼마나 맞았는지 치아도 제 위치에 있지 않고”
“응급수술을 마쳤지만 2주 넘게 의식 없는 상태”
“깨어나도 일반인처럼 생활 할 수 없을 듯”

청원 갈무리.
청원 갈무리.
인천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이 동급생에게 학교폭력을 당해 의식불명 상태라며 가해 학생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국민 청원이 올라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14일 ‘잔인하고도 무서운 학교 폭력으로 우리 아들의 인생이 망가졌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피해 학생의 어머니라고 밝힌 글쓴이는 “귀가 후 아들이 없어 전화를 걸었더니 ‘친구가 할 이야기가 있다고 불렀다’며 ‘금방 들어갈게요’라는 게 마지막 목소리였다”면서 사건 당일을 떠올렸다.

청원에 따르면 폭행은 아파트 내 휴관 중인 체육시설 안에서 일어났다. 그는 “가해 학생 중 한 명이 딸에게 문자로 ‘네 오빠 나하고 스파링 하다 맞아서 기절했어’라고 했다더라”며 “상황을 물어보니 자는 것 같다고 했다”고 말했다.

가해 학생들의 위치를 파악한 후 도착한 글쓴이는 “(아들을 발견했을 때) 힘없이 축 늘어져 숨을 고르게 내쉬지 못하고 동공이 빛에도 반응이 없던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이후 아들의 상태를 소견서로 확인하니 동공확장 및 동공반사 저하였던 상태”라며 “119 구급대원이 아들 상태를 확인 후 위중하니 응급실로 가고 신고부터 하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병원에 도착한 아들은 응급수술을 마쳤지만 2주가 넘는 지금까지 의식이 없는 상태로 전해졌다. 글쓴이는 “우리 아들은 얼마나 맞았는지 치아도 제 위치에 있지않고 벌어져 있다”고 했다.

글쓴이에 따르면 현재 가해 학생들은 경찰조사가 끝나고 검찰로 송치된 상태다. 아울러 “가해 학생들은 과거 비슷한 사건을 저질렀음에도 큰 처벌없이 무마된 걸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하루하루가 지옥이다. 아들이 깨어나도 다시 온전하게 일반인처럼 생활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예후가 더 많아보인다”며 “기적이 일어나 아들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학교폭력이 사라질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해당 청원은 이날 오전 10시 25분까지 9만 여명이 동의한 상태다. 100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관리자가 검토 중인 청원으로 분류됐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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