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무증상 감염자 찾는 선제검사 중요”
확진자 대다수 “증상-접촉 없었다”… 용산역-도봉서도 3명 양성 판정
서울 임시선별검사소에서 1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은 2240명 가운데 최소 5명 이상 확진자가 발생했다. 확진자 대다수는 검사소에서 “코로나19 관련 증상도, 최근 확진자와 접촉한 적도 없다”고 말해 이른바 ‘깜깜이’ 감염자로 보인다.
서울시는 “14일 중구 서울역 광장에 차려진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732명 가운데 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15일 밝혔다. 방역당국은 검사 결과를 확인한 직후 이들이 접수처에 남긴 휴대전화번호로 연락해 확진 사실을 알렸다고 한다.
서울역 임시선별검사소에서 확진된 5명 가운데 중구 주민으로 파악된 2명은 병상 배정을 마치는 대로 격리될 방침이다.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면 일반 선별진료소와 달리 검사 뒤 자가 격리를 하지 않고 일상으로 돌아간다.
용산역 임시선별검사소에서도 14일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236명 가운데 2명이 15일 양성 판정을 받아 정밀 재검사에 들어갔다. 용산구 관계자는 “전날 검사소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받은 시민 가운데 2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며 “결과의 정밀도를 높이기 위해 코로나19 검체 채취를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도봉구 검사소에서 검사받은 117명 가운데 1명도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은 이번 선제검사로 지역사회의 ‘숨은 감염자’를 찾아내는 게 겨울철 방역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이달 1일부터 현재까지 발생한 신규 확진자 가운데 감염경로가 파악되지 않은 ‘깜깜이’ 감염자는 23.8%(2208명)에 이른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15일 오전 용산역 임시선별검사소를 방문해 “무증상자에 의한 조용한 전파가 확산되고 있다”며 “코로나19 추가 확산을 차단하려면 무증상 감염을 찾아내기 위한 선제검사가 중요하다”고 했다. 8∼11일 서울시 시립병원 7곳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선제검사를 실시한 결과 16명의 확진자가 발견되기도 했다.
‘내가 혹시 무증상 감염자는 아닐까’ 하는 우려에 14일에 이어 15일도 임시선별검사소엔 시민 발길이 이어졌다. 14일 732명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서울역 임시선별검사소에는 15일 873명이 찾아왔다.
선제검사 수요가 잇따르자 서울시는 14일 시내 16곳에 검사소 문을 연 데 이어 15일에도 22곳에 검사소를 추가로 늘려 확대 운영했다. 특히 15일부터는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2호선 강남역과 신도림역 등 주요 지하철역 출구 인근에 집중적으로 임시선별검사소를 설치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직장인들이 출퇴근길이나 점심시간을 이용해 많이 찾고 있다”고 전했다.
점심시간이 끝나갈 무렵인 오후 1시경 서초구 지하철2호선 강남역 9번 출구 앞 임시선별검사소엔 50여 명이 검사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두꺼운 점퍼를 여미던 윤모 씨(26·여)는 “회사 가까이에 검사소가 차려졌다고 해서 점심시간에 직장 동료들과 잠시 짬을 내서 나왔다”고 말했다. 윤 씨 뒤에는 직장 동료 3명이 나란히 줄을 섰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역사회 곳곳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누구나 코로나19에 확진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자발적인 선제검사를 통해 확진 사실을 조기에 발견한다면 추가 감염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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