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수당도 못받고 코로나 검사…선별진료소 의료진들의 눈물

  • 뉴스1
  • 입력 2020년 12월 16일 07시 17분


방역근무에 지친 의료진 © News1
방역근무에 지친 의료진 © News1
수도권 코로나19 확산세가 줄지 않고 있어 최일선 현장에서 진단검사와 역학조사 등을 맡는 의료진들이 ‘우울감, 트라우마, 피로 누적, 부상 위험, 수당 미지급, 부당한 처우’ 등으로 고충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전국 지자체 의료진들에게 지난 14일부터 선별진료소 근무시간을 연장하라고 지시했다.

최일선을 지키는 보건소와 의료원 등 공공기관 의료진들은 하소연도 못하고 연장 근무에 동원돼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16일 다수의 경기지역 보건당국 관계자 등에 따르면 기존 오후 6시까지 하던 선별진료소 근무를 이틀 전부터 오후 9시까지로 연장했다.

의료진들은 당장 방호복 소모부터 걱정했다. 한번 입고 버려야 하는 방호복을 입고 식사를 할 수 없으므로, 이전과는 달리 저녁 식사시간 때는 방호복을 벗고 식사한 뒤 새 방호복으로 다시 갈아입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1주일에 1번 가량 하던 선별진료소 근무를 이제는 한 주에 2~3회 근무해야 한다.

선별진료소의 진단검사는 각 지자체 보건소의 ‘간호사’ 인력이 담당한다. 하지만 연장 근무로 인한 인력부족 상황에서 감염병 담당이 아닌 ‘간호인력’들도 올초부터 동원되는 실정이다.

이렇게 동원되는 간호직 공직자들은 자신의 본연 임무와 함께 선별진료소 근무까지 맡아 2배의 일을 하는 셈이다. 그러나 마땅히 하소연할 곳도 없다.

더구나 ‘각 지자체의 공무직(무기계약직) 간호사’의 경우 ‘간호직 공무원’들이 받는 위험수당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선별진료소 업무에는 ‘간호사’라서 동원되지만, 위험수당은 ‘공무직’이라서 받지 못하는 역차별을 당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루 선별진료소 근무 때 방호복을 입고 적게는 수십회, 많게는 수백회의 진단검사를 하지만 공무직이라서 위험수당을 못 받는 기막힌 현실이다.

때문에 각 지자체마다 공무직 간호사들이 보건소 근무를 그만두고 민간 의료기관으로 이직하는 경우가 잦다고 한다. 경기북부지역은 내년 3월 을지대학교 병원 개원을 앞두고 이곳으로 이직하는 보건소 소속 간호사들이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간 코로나19 사태로 진단검사를 받는 시민들도 연초에 비해 최근 짜증이나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잦다고 한다. 이들은 주로 “증상이 없는데 어째서 검사 받아야 하냐”면서 현장 근무자들에게 따진다고 한다. 이 또한 현장 의료진들의 이중고다.

아이들의 경우 검사가 더 까다롭다. 부모가 나서서 몸을 붙잡아줘야 하는데 손을 놓고 있는 부모가 더러 있다. 아이들의 경우 다리와 팔, 얼굴을 붙잡아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와 의료진의 부상으로 이어진다.

실제 한 보건소 의료진의 경우 진단검사를 받으며 괴로워하던 남자아이가 발로 안면을 걷어차서 넘어져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이 의료인은 인력부족으로 인해 기브스를 한 상태로 선별진료소 근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선별진료소 근무자는 “아이들이 학교와 학원에 못 가고 집에 있는데 의료진들 중 맞벌이나 한부모가정의 경우 자녀 육아 문제로 시름이 깊다”면서 “연장 근무로 육아는 방임에 가깝다. 자녀에게 죄책감이 들고, 검사 받으러 오는 유증상자들을 보는 것도 힘겨워진다. 인력난으로 선별진료소 근무자들은 아파도 아프다는 말을 못 한다. 골병 들 지경이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의료진은 “선별진료소 현장은 전시상황이나 마찬가지다. K-방역의 성과 이면에서 눈물 흘리는 의료진들의 처우를 개선해줘야 한다”면서 “보건당국이 역학조사관과 간호인력 증원, 코로나19 전담 의료기관 설치, 병상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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