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기준(800~1000명대)을 충족할 정도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다. 그러나 방역당국은 국내 상황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검사량 증가로 당분간 확진자가 계속 늘겠지만 머지않아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방역당국의 기대는 지난 주말 큰 폭의 인구 이동량 감소에서 보듯 점차 나타나고 있는 거리두기 효과, 여기에다 임시선별검사소 운용과 검사량 확대를 통한 감염자 조기 발견 노력 등으로 결국은 확산세가 꺾일 것이란 낙관론에 기인한다. 이 때문인지 방역당국은 3단계 격상보다는 2.5단계 현 수준에서 버티기에 돌입한 듯 한 인상을 준다.
1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2월 12일~13일 주말동안 전국 이동량은 5122만5000건으로 나타났다. S이동통신사 이용자가 실거주하는 지역 이외에 다른 행정구역을 방문해 30분 이상 체류한 경우를 산출한 값이다.
이 기간동안 전국에서 매일 약 70%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는 수도권의 이동량은 2448만8000건으로 이전 주인 12월 5~6일 2782만5000건 대비 12% 감소했다. 수도권 1.5단계 시행일인 11월 19일 이전 주말(11월 14~15일)과 비교하면 31.8% 감소한 수치다. 특히 역대 가장 낮은 수도권 주말 이동량을 기록했다.
그런데 정작 일일 확진자 발생은 이동량 감소와 반대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주말 직후인 12월 14일부터 17일까지 0시 기준 국내 발생 확진자는 ‘718→880→1078→1014명’ 순으로 나타난다. 1주간 일평균 확진자는 거리두기 3단계 기준 범위값에 해당하는 882.9명이다.
방역당국은 확진자 증가의 이유를 검사량 확대로 꼽는다. 17일까지 전국에 임시선별검사소 109개를 추가로 마련해 증상 없이도 스스로 코로나19 감염 의심하는 모든 사람들을 진단하는 중이다.
17일 0시 기준 검사량은 5만71건으로 지난 14일 검사량 2만2444건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주말이었던 11월 1일과 2일 0시 기준 검사량이 6138건, 6020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약 8배 이상 증가한 양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윤태호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최근 환자발생 증가 원인은 검사량이 2배 가까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평상시처럼 검사했다면 이동량이 줄어 환자발생 감소로 이어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검사량 확대를 통해 확진자를 조기에 발견해야 추가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검사량이 증가하면 확진자 발생 규모가 증가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추가 전파를 막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단, 이러한 검사량 확대 방역 전략이 성공하려면 의료체계의 수용능력이 뒤따라야 한다. 방역당국은 경증과 일반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병상 능력은 충분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중증 환자치료병상은 추가 확보와 중증 등급 재분류를 통해 효율적으로 관리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실제 전국 사용가능한 감염병전담병원 병상은 16일 기준 총 5202개로 이 중 1797개가 입원 가능하다. 경증 환자 입소를 위한 생활치료센터도 총 40개소로 가동률 50%를 보이며 3387명을 더 수용할 수 있다.
반면에 중증 환자가 입원할 수 있는 병상은 전국 324개로 9개만 즉시 사용할 수 있어 아슬아슬한 상황이다. 이에 방역당국은 중증 내에서도 상태가 호전된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준-중환자 병상을 77개로 재분류했다. 준-중환자 병상은 21개가 운용 가능하며 계속 추가 확보 중이다.
손영래 중수본 전략기획반장은 “3단계 조정은 의료체계 붕괴와 방역망 통제 불가 상황이라는 2가지를 핵심으로 결정하게 된다”며 “아직까지 국내 상황은 어느 정도 여력을 갖고 견뎌내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주 주말 이동량 감소와 함께 사회 접촉이 최소화되고 검사 확대를 통해 확진자를 조기에 찾게 되면 당분간 확진자 수는 계속 증가하겠지만, 이후에는 감소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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