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소 앞 ‘200m’ 장사진…마트선 라면·즉석밥 ‘불티’

  • 뉴스1
  • 입력 2020년 12월 20일 07시 39분


19일 아침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2020.12.19/© 뉴스1
19일 아침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2020.12.19/©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나흘째 1000명대를 웃도는 가운데 현재 상황을 고스란히 반영하는 장면이 주말을 맞은 서울 곳곳에서 연출됐다.

‘창고형 대형마트 할인점’에는 수백 명이 몰려 라면·즉석밥·계란·육류·주류·우유 등 먹거리를 손수레(카트)에 잔뜩 실었다. 무료 진료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시민 약 100명이 찾아 대기 줄이 ‘200m’가량 이어졌다.

19일 오후 서울 노원구 창고형 할인점에 들어서자 발 디딜 틈을 찾기 어려웠다. 어림잡아 수백 명이 몰려 들였다. 계산대에는 인파가 쏠려 그 주변을 오가는 게 아예 불가능해 보였다.

계산대 1곳마다 손수레(카트) 5~6개가 주변에 있었다. 카트 안에는 라면·계란·햇반·고기 초밥·연어·에그타르트 등 먹거리로 가득했다. 먹거리 구매객 행렬이 이어지면서 최근 대형마트의 식품 판매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즉석식품 매장 직원 A씨는 “원래도 손님이 많은 매장이지만 오늘은 출근할 때 봤더니 매장에 오려고 자동차가 줄지어 있었다”면서 “손님들이 오가면서 ‘3단계 거리두기 하면 못사니까 하나 더 사자. 많이 사놓자’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고 전했다.

인근 대형마트도 바글바글하긴 마찬가지였다. 시민들은 라면·우유·과자·술·고기·계란 등 카트에 가득 싣고 오갔다. 계산대 17곳 앞마다 줄이 어김없이 이어졌다.

생수·라면 진열대 빈자리가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다. ‘사재기’는 아니지만 판매량 급증 추이는 눈으로도 확인됐다. 라면코너 직원 C씨는 “어제부터 손님이 너무 많아졌다”며 “라면은 평소 주말의 2배 정도 팔리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거리두기 ‘3단계’로 격상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인다. 3단계에서는 모든 국민이 원칙적으로 집에만 머물러야 한다. 10인 이상의 모임·행사는 전국적으로 금지된다. 음식점·상점·의료기관 등 필수시설 이외의 모든 다중이용시설은 운영도 중단된다. 스포츠 경기도 중단된다.

코로나19 환산세만 놓고 보면 3단계 격상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19일 0시 기준 일일 확진자는 1053명로 Δ16일 1078명 Δ18일 1062명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많은 규모를 기록했다. 나흘째 1000명대 확진자를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료 진료소에서도 인파가 도드라졌다. 이날 시청광장에 마련된 선별진료소 앞으로 대기 줄이 이어지며 ‘진풍경’이 나타났다.

지난 14일 개시 후 이날 첫 주말을 맞은 진료소 앞에는 운영 시간인 오전 9시가 되기도 전에 시민 약 100명이 줄을 서며 장사진을 이뤘다. 대기 줄은 진료소가 설치된 서울시청 입구부터 서울도서관을 지나 시청광장까지 200m 이상 이어졌다.

대기 1번 자리에 선 50대 여성 A씨는 “아침 8시부터 와서 기다렸다”고 말했다. 인근 직장을 다닌다는 40대 남성 B씨는 “평일에는 직장 때문에 검사를 받기 힘들고 또 무료로 코로나 검사를 받을 수 있다고 하니까 나왔다”고 했다.

서울 최저기온이 영하 10도로 떨어지면서 칼바람이 불고 있었다.

야외에서 30분간 대기한 50대 남성 C씨는 “젊은 사람은 잘 견디겠지만 노인들이나 아기들은 이 추위에 견디기 힘들 것 같다”면서도 “코로나 시국에 실내에서 대기할 순 없으니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앞서 방문했던 임시 선별진료소에서는 접수처가 한 곳이었던 것과 달리 이곳은 4곳에서 접수하고 2곳에서 검체 채취가 이뤄졌다.

그 덕분에 검사는 빠르게 진행됐다. 오전 10시 이후에는 시민들이 대기 없이 곧바로 검사장으로 들어가는 모습이었다.

이날 현장에는 중구청 직원도 파견돼 의료진의 일손을 돕고 있었다. 설문지 접수를 돕고 있는 중구청 직원은 “오늘 구청 여러 부서에서 현장에 파견을 나왔다”며 “전문 의료진이 필요한 검체 체취 같은 부분 말고 현장 안내 또는 접수장 작성은 직원들이 돕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 의료진이 검사를 진행한 지 1년이 넘었지 않느냐”며 “그분들만 계속 일하시면 아마 쓰러지실 것 같다”며 걱정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