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이 뽑은 올해 사자성어 ‘아시타비’…‘내로남불’의 신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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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2월 20일 10시 51분


교수신문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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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교수들은 올 한 해를 정리하는 사자성어로 ‘아시타비’(我是他非)를 선정했다.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는 뜻으로, ‘내로남불’을 한자로 옮긴 신조어다.

교수신문은 지난 7일부터 14일까지 전국의 대학교수 90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32.4%가 올해의 사자성어로 ‘아시타비’를 꼽았다고 20일 밝혔다. ‘아시타비’는 ‘내로남불’의 한자 버전으로 고안된 신조어다.

아시타비를 올해의 사자성어로 추천한 정태연 중앙대 교수(심리학과)는 “모든 잘못을 남 탓으로 돌리고 서로를 상스럽게 비난하고 헐뜯는 소모적 싸움만 무성할 뿐 협업해서 건설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라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역시 아시타비를 사자성어로 추천한 최재목 영남대 교수(철학과)는 “올 한해 유독 정치권이 여야 두 편으로 갈려 사사건건 서로 공격하며, 잘못된 것은 기어코 남 탓으로 공방하는 상황이 지속돼 왔다”며 “‘나는 옳고 다른 이는 그르다’ 식의 판단과 언행이 정치권은 물론 사회 전반에 보편화됐다”고 지적했다.

설문에 참여한 교수들도 비슷한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조국에 이어 추미애, 윤석열 기사로 한 해를 도배했는데 골자는 한 줄이다. ‘나는 깨끗하고 정당하다’”(예체능·40대) “진보 정권은 잘못을 인정하는 일이 없고 보수 세력은 과거를 뉘우치지 않는다”(사회·60대) “도덕적 시비에 빠진 적폐청산과 야당의 방어전략으로 추상적, 도덕적 차원에 국정이 고립됐다”(사회·30대) 등 이유를 밝혔다.

아시타비에 이어 ‘후안무치’(厚颜無耻)가 두번째로 많은 21.85%의 지지를 얻었다. ‘얼굴이 두꺼워 부끄러움이 없다’는 뜻으로 아시타비와도 뜻이 통한다. 후안무치를 선택한 교수들은 “임명직이 임명권자를 능멸”, “586 집권세력의 초법적 행태”, “언론의 감정적이고 도를 넘은 보도” 등 아시타비를 선택한 교수들보다 더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에 주목하는 사자성어도 포함됐다. 4위 첩첩산중(疊疊山中·12.74%)과 5위 천학지어(泉涸之魚·8.16%)에 이 같은 시선이 반영됐다. “말라가는 샘에서 물고기들이 서로를 돕는다”는 의미의 천학지어를 선택한 한 40대 인문대 교수는 “아시타비한 세상에서도 국민들은 자기 자리에서 어려움을 이겨내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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