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수 대검찰청 감찰부장이 대법원 판례를 인용해 공무원에 대한 징계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내려진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정직 2개월 처분이 적법하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한 부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저는 대검 감찰부장으로서의 본연의 업무를 다하고자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감찰이란 공무원관계의 질서 및 기강 유지를 목적으로, 공무원으로서의 의무를 위반하는 사례를 적발하여 국가가 사용자의 지위에서 과하는 행정상 제재인 징계를 하기 위한 활동”이라고 밝혔다.
이어 “징계의 본질은 형벌과 달리 비위에 대한 보복(응보), 피징계자의 교화개선(특별예방)보다는 공무원관계의 질서와 기강을 바로 세우기 위한 활동(일반예방)으로 이해된다”고 했다.
한 부장은 그러면서 1992년 선고된 대법원 판례 내용을 인용했다.
그는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은 당해 공무원의 직무상 위반행위 기타 비행이 있는 경우 공무원 관계의 질서를 유지하고, 기강을 숙정하여 공무원으로서의 의무를 다하도록 하기 위하여 과하는 제재이므로, 공무원인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은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징계권의 행사로써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위법한 것이다’는 내용의 91누9145 판결을 소개했다.
한 부장은 “판결에 나오는 ‘숙정’은 ‘어떤 대상이나 기강 따위를 엄하게 다스려 바로잡음’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며 “대검 측면 산책로 한켠에 해치상 조형물이 있다. 본래 대검 청사 1층 로비에 설치되어 있었던 것인데 당시 검찰총장이 구속되는 등 안 좋은 일이 이어지자 건물 밖 외진 곳으로 옮기고 그 뿔을 대법원쪽으로 향하게 배치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광화문이나 국회 앞처럼 해치상은 소속 청사 앞문에 세워 내부자들을 경계하는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검찰총장의 화를 조형물 탓으로 돌리는 미신적으로 미봉적인 사고를 경계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라고 적었다.
한 부장은 “조직 기강의 숙정을 위해 또한 제작하신 분과 기증하신 분의 뜻과 충정을 존중하여, 법과 정의의 화신인 해치상을 원래 있던 대검찰청 로비로 다시 들여놓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대검 해치상 사진을 소개한다”면서 해치상 사진을 함께 올렸다.
그는 “해치상을 보며 검찰 구성원 모두가 정의로운 사회를 유지해 나가는 검찰 본연의 의무를 겸손하게 수행해 나갈 수 있는 마음을 되새기게 되길 바란다”면서 “무엇보다 역사적 고증에 충실하고 해치의 기상까지 전해지는 아름다운 작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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