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지방자치단체가 ‘5인 이상 모임 금지’라는 강도 높은 방역대책을 내놓았다. 일각에선 막대한 경제적 피해 탓에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 격상이 어려운 상황에서 불가피한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유행의 기세를 꺾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 많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정부가 나서서 해야 할 일을 지자체에 미루는 감이 있다”면서도 “사실상 ‘3단계+α’ 수준의 조치라서 효율적으로 시행할 수만 있다면 3차 대유행을 꺾을 수 있는 강력한 수준의 조치”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매일 1000명 안팎씩 발생하는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크게 줄이기 어렵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일부 지자체의 ‘2.5단계+α’ ‘2.5단계+β’ 같은 조치만으로는 감염 확산을 막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전국적으로 강화된 3단계 대책을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영석 고려대구로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기존 3단계에도 5인 이상 집합 금지가 포함되지 않는 등 빠져나갈 구멍이 너무 많은 상황”이라며 “서둘러 전국에 ‘3단계+α’ 격상을 하고, 피해 보는 업종에 대한 구제책을 논의해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최원석 고려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 수도권의 위험이 명백히 높은 건 맞지만 그렇다고 나머지 지역이 괜찮다는 건 아니다”라며 “3단계 격상이 아니더라도 전국적인 환자 발생을 줄일 수 있는 중앙정부의 결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3단계 격상 시 ‘록다운(봉쇄 조치)’을 배제하겠다는 정부 방침도 문제라는 의견이 나온다. 이재갑 한림대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록다운’ 수준의 3단계 조치는 장관이 아닌 바이러스 상황이 결정하는 것이다. 미국이나 유럽도 록다운을 하고 싶어서 한 것이 아니다”라며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는데 록다운을 고려하지 않겠다는 건 말도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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